"민주화 헌신한 선배들 뜻, 후배들이 받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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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달라도 민주화운동을 이끈 선배들의 후배라는 점은 변함 없습니다."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모진 고초를 겪고 스러져간 민주열사들의 정신을 잇고자 후배들이 마음을 모았다.
신 씨는 "민주화 달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이뤘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명예 회복이라는 숙제의 진척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선배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민주화를 얻어냈듯, 후배들도 시대의 부름을 외면하지 않고 남은 5월 숙제 해결을 위해 힘써야겠다"고 주먹을 굳게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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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18민주묘지, 열사 정신 잇는 학생·시민 추모열기
"후배들, 시대 부름 외면 말고 5월 숙제 해결 나서야"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지역이 달라도 민주화운동을 이끈 선배들의 후배라는 점은 변함 없습니다."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모진 고초를 겪고 스러져간 민주열사들의 정신을 잇고자 후배들이 마음을 모았다.
1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전북 전주에서 온 신흥고 2학년 학생 200여명과 교직원은 80년 5월 신군부와 계엄군의 폭거에 생을 마감한 열사들의 묘소를 찾았다.
신흥고에서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자행된 신군부와 계엄군의 헌정질서 파괴 범죄를 폭로하고자 전교생이 나섰던 적이 있다.
그해 5월 27일 신흥고 전교생 1500여 명은 교내 운동장에 모여 '독재 정권 물러나라' 소리를 외치며 시위를 했다. 이는 5월 광주 외 지역에서 고등학생들이 광주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나섰던 유일한 시위였다.
당시 광주에서 전주로 탈출해온 일부 학생들로부터 참상을 전해들은 학생들은 하루전인 26일부터 시위를 모의했다.
계엄사는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에 학생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장갑차와 헬기를 동원해 해산을 시도했다. 전교생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전두환 물러가라" "비상계엄 해제하라"를 외쳤다.
시위는 사상자 없이 마무리됐지만 이후에도 신흥고 재학생들은 진실 알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전주시내 고교를 돌며 담벼락에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낙서 투쟁을 전개하고 관련 내용이 담긴 유인물 1000여 장을 만들어 뿌렸다.
시위 전반을 주도한 당시 3학년 이우봉 군은 7월 초 경찰에 연행돼 미성년자로서 모진 고초를 겪었다. 이 군은 이 일로 학교에서 퇴학 처분됐다가 31년 만인 2011년에서야 학교로부터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신흥고는 당시 있었던 일련의 일을 '5·27 운동'으로 명명하고 이를 기리고 있다.
이날 민주묘지를 찾은 신흥고 박중원(17)군은 교내 시위의 모태가 된 5·18의 전국화를 희망했다. 광주와의 연대를 통해 깨달은 민주화의 뿌리를 후배들이 영원히 되새겨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박 군은 "현대인이 당연히 누리고 있는 민주사회는 선배들의 희생 없이는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교내 시위를 주도한 이 선배를 포함, 열사들의 숭고한 뜻을 후배들이 앞장서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전에서 참배를 온 신정철(59)씨도 선배 민주열사들의 뜻을 이어 받들겠다며 존경을 표했다.
80년대 한국외대 재학 도중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에 수차례 끌려갔던 그는 5·18이 일생의 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 이후에야 광주 5월 참상을 알게 된 그는 대학을 다니며 알게 된 민주열사 선배, 또래와 함께 펼쳤던 운동을 똑똑히 기억해냈다.
최루탄이 터지고 몽둥이가 휘둘러지는 학생운동 현장 한복판에서 그는 독재 타도를 외치며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역설했다.
신 씨는 "민주화 달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이뤘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명예 회복이라는 숙제의 진척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선배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민주화를 얻어냈듯, 후배들도 시대의 부름을 외면하지 않고 남은 5월 숙제 해결을 위해 힘써야겠다"고 주먹을 굳게 쥐었다.
한편 지난 1월부터 전날까지 민주묘지를 방문한 참배객 수는 4만 3236명에 달한다. 이중 5월 한 달 동안에만 1만1200명이 묘역을 찾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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