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세 모자 살인' 40대 남편, 사형 아닌 무기징역 선고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아내와 초등학생 두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남편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남천규)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도 명령했다.

광명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A씨가 28일 오전 경기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A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8시10분께 경기도 광명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40대 아내 B씨와 10대 초·중학생 아들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A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다 아내와 다툼이 잦아지는 등 가정불화를 겪었다. 이후 첫째 아들이 자신의 허락 없이 슬리퍼를 신고 외출한 것을 두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두 아들과 아내를 살해한 뒤 아파트를 나서 범행에 사용한 둔기와 흉기, 옷 등을 인근 수풀 속에 버렸다. 이후 인근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같은 날 오후 11시30분께 귀가해 "외출했다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있었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A씨와 그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8년 전 기억을 잃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기억을 찾았다" "난 인격이 3개다. 내면에서 서로 다른 인격이 대화를 한다" 등 이해하기 힘든 주장을 했고 검찰의 통합심리분석 결과 '정신 병리적 특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소견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 3월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당시 A씨는 "이 모든 일은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다. 항소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후 선고공판서 재판부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은 배우자와 친자식을 수십 차례 둔기와 흉기로 살해하는 등 통상적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잔혹성을 보였다"며 "재범 위험성과 폭력성도 있다. 유족들도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고통에 처해 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에서 정신 병리적 문제에 해당하는 특성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신과 진료 전력이 있고 이런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