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김남국 코인' 의혹 4가지...본격 수사 고민하는 검찰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사진=뉴스1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보유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가상자산을 보유하게 됐는지, 그 과정에서 위법한 부분은 없었는지를 두고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검찰은 향후 수사 진행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2일 정치권과 코인업계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코인 80여만개(약 60억원)를 가상화폐 지갑에 담았다가 트래블 룰이 시행된 지난해 3월25일 전에 전부 처분했다. 트래블룰이란 일명 '코인 실명제'로, 디지털 자산 보유자의 신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위믹스는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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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떻게?" 김남국 의원 둘러싼 의혹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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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메이드

① 어떻게 코인 80만개 보유하게 됐나

김 의원의 위믹스 코인 80만개를 어떻게 갖게 됐는지는 주요 쟁점이다. 김 의원은 "2021년 1월 LG디스플레이 주식 매각 대금 9억8000여만원을 업비트에 입금해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믹스 코인이 업비트에 상장된 시기는 2022년 1월이다. 2021년 초에는 업비트에서 위믹스 코인을 거래할 수 없었다. 비상장 상태에서 위믹스를 거래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김 의원의 해명과는 맞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위메이드가 가상자산을 발행하면서 정치권 등에 로비를 할 목적으로 위믹스를 무상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죄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위메이드 측은 "로비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② 왜 위믹스 코인이었나

김 의원이 왜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를 선택했는지도 중요하다. 미공개 내부 정보를 사전에 알고 차익을 얻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믹스 코인은 잘 알려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김치코인"이라며 "언제 깡통 찰지도 모르는데 뭘 믿고 몰빵을 하느냐.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회사는 실체가 없거나, 페이퍼 회사인 경우가 많은데 위믹스 같은 경우는 상장사인 대형 회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이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인 고점은 3만원이었는데 (나는) 이미 한참 폭락하고 있던 시점에 매도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팔았다고 한다면 고점에서 팔았어야 된다"고 반박했다.

③ 공직자 재산등록 거짓으로 했나

지난해와 올해 김 의원이 국회에 신고한 재산은 예금과 채권 등을 합쳐 각각 12억원, 15억원이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지난해 1~2월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 80만개 가치는 60억원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자는 가상 화폐를 보유 재산으로 등록·신고할 의무가 없다. 김 의원이 이런 법적 허점을 이용해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위믹스 코인이 기존에 알려졌던 80만개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는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전자 지갑을 분석해보니 지갑에서 거래된 코인은 127만2843개였다"며 "당시 시세로 따지면 1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④ 코인에 유리한 법안 발의? 이해 충돌 문제 없나

김 의원은 2021년부터 위믹스를 보유하면서 게임 관련 코인에 호재가 될만한 법안들을 발의했다.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암호화폐 소득 과세를 시기를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 등이다. 지난해 1월에는 P2E(게임으로 얻은 아이템을 가상자산으로 이용하는 것) 게임 규제 완화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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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영장 재청구?" 검찰, 수사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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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사진=뉴스1

검찰은 향후 수사에 대해 고민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 기록을 넘겨 받고 두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했다. 검찰이 당시 적용한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조세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이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하며 "거액의 코인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돈의 흐름을 봐야 하는데 그게 막혀있어 아직 보지는 못했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할지도 현재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김 의원 입건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정해진 내용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FIU가 단순히 거액이라 통보한 것이라면 강제수사가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강제수사가 이뤄질지 여부는 확답을 주기 어렵다"면서도 "FIU도 나름의 기준에 따라 판단해 분석한 것으로 안다. 범죄와 전혀 무관한 내용을 수사기관에 통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영장 기각에 대해 "법원에서도 국회의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계좌 영장도 기각하고 소명 정도를 엄격히 보는 듯 하다"며 "결국 수사팀 의지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우선 중요한 건 김 의원이 코인 자산의 재원을 어디서 구했는지, 또 그걸 현금화해 범죄수익에 사용한 정황이 있는지 알아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