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했다” 허위 고소했는데... 40대 여성 항소심서 집유, 이유는

법원 “2심서 무고 자백해 감경”

법정 일러스트/조선DB

성폭행을 당했다며 허위로 지인들을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실형을 선고 받은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허일승)는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B씨 외 지인 2명을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5)에게 지난 3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1심 재판부가 지난 2월 10일 A씨에게 징역 1년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형을 감경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한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인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B씨 등을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결과 A씨의 주장이 허위임이 밝혀지자 B씨 등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작년 5월 A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범행 사실을 부인한 A씨는 징역 1년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는 항소심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자백하였으므로 형을 감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형법 제157조, 제153조는 ‘무고죄를 범한 자가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 자백하는 경우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재판부는 “대부분의 성범죄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직접 증거이므로 피무고자는 결백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아 엄벌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무고자인 B씨 등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점,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