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폭’ 중학생 아들이 유서에 남긴 마지막 당부...母 ‘오열’
지난 11일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2011년 12월 19일 학교 폭력으로 사망한 권승민 군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승민 군 어머니는 2011년 12월 20일,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담임선생님의 연락에 집으로 돌아가던 중 경찰로부터 ‘사고가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승민 군 어머니는 “교통사고라고 생각했는데 아파트 앞으로 오라더라. 그때부터는 진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미 하얀 천으로 덮여있었는데 애를 안아보니 따뜻했다. 바닥에 주저앉아서 정말 아니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울었다”라고 승민 군이 떠난 날을 회상했다.
시체 검안소에서 본 승민이의 몸은 충격 그 자체였다. 얼굴을 제외하고 온 몸이 퍼렇고 노란 멍투성이였던 것이다. 검시관은 “멍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색깔이 변한다. 그러니까 이 멍들은 지속된 구타의 흔적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게임을 잘 했던 승민 군은 친구 재우의 부탁으로 재우의 게임 캐릭터를 대신 키워줬다. 하지만 어느 날 해킹을 당해 캐릭터가 사라졌고, 그 때부터 재우의 괴롭힘이 시작됐다. 윤호는 처음에는 같이 괴롭힘을 당하는 입장이었지만, 어느새 재우의 오른팔이 돼 함께 승민 군을 폭행했다.
두 사람은 24시간 승민 군을 감시했고, 돈을 뺏기도 했다. 또 권투 글러브, 단소, 목검을 사용해 시도 때도 없이 승민 군을 구타했다. 괴롭힘은 무려 9개월 간 지속됐고, 특히 마지막 두 달 동안은 무려 30번이나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민 군은 유서에 “재우하고 윤호가 매일 우리집에 와서 괴롭혔다.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담배를 피우게 하고, 물로 고문하고, 그 녀석들이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물은 다음에 오시기 전에 나갔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유서에는 “12월 19일, 라디오를 들게 해서 무릎을 꿇게 하고 벌을 세웠다. 내 손을 묶고 피아노 의자에 눕혀놓은 다음, 무차별적으로 구타했다. 라디오 선을 뽑아 제 목에 묶고 끌고 다니면서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라고 했다. 내 자신이 비통했다. 물론 이 방법이 가장 불효이기도 하지만 계속 살아있으면 오히려 불효 같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부모님께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는데 지금 전한다. 엄마아빠 사랑한다”면서 “마지막 부탁인데, 저희 집 도어락 번호 키 바꿔 달라. 가해자들이 알고 있어서 제가 없을 때도 문 열고 들어올 지도 모른다”고 당부를 남겼다.
승민 군의 어머니는 “형, 아버지, 엄마의 죄책감은 말할 수 없다. 중학교 교사인 내가 아이를 못 지켰으니까”라고 자책하며 눈물을 쏟았다.
두 가해 학생은 당시 14세로 촉법소년에 해당되지 않아 형사처벌을 받았다.
1심에서 재우 군은 징역 장기 3년 6개월, 단기 2년 6개월을, 윤호 군은 장기 3년, 단기 2년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에서 재우 군은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개월을, 윤호 군은 징역 장기 2년 6월, 단기 2년로 감형 받았다. 상고했으나 더이상의 감형은 없었다. 소년범은 장기 단기로 나누어 선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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