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거나, 혹은 단란한...고령화 시대 ‘가정의달’[금주의 B컷]

문재원 기자 2023. 5. 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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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주변은 주말이 무색할 만큼 노인들로 북적였다. 공원의 외벽을 따라 늘어선 테이블에는 적적함을 달래려는 노인들이 모여 장기와 바둑을 두었다. 몇몇은 가로수 그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삼삼오오 모여 과자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인근 무료 급식소 앞에는 끼니를 해결하려는 노인들이 길게 줄을 지었다. 한 끼를 위해 인천에서 온 노인도 있었다. 서둘러 식사를 마친 이들은 다시 하나둘 흩어졌다.

탑골공원의 안쪽은 바깥과 사뭇 달라 한산했다. 노인들이 띄엄띄엄 거리를 두고 그늘에 앉아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때마침 휴일 나들이를 나온 한 가족이 노인 앞을 지나갔다. 사진 속 노인과 가족을 소나무가 갈라놓아서인지 두 모습의 대비가 또렷해 보였다. 쓸쓸한 풍경이었다.

사진·글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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