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전 장관 “정부 주도 노동개혁 성공 어려워…노사정 협력 필수”

권구성 2023. 5. 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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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편적 대응 외에 관련 제도 개선은 아직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한국에서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의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노사정 협력이 필수로, 이는 사회적 대화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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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편적 대응 외에 관련 제도 개선은 아직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정부에서 최장수 장관으로 재직했던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인하대 경제학 명예교수)가 12일 윤석열정부의 지난 1년간 노동개혁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출범 25주년 ‘더 나은 노동시장을 위한 사회적 대화’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 전 장관은 “‘친노동’ 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제도 개혁은 무망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전경련 제공
김 전 장관은 한국의 노동시장이 기업 규모, 정규직 여부, 노조 유무에 따른 심각한 불평등 구조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장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노동시장에서 노조가 있는 대기업·공공부문의 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9.2%에 그쳤다. 반면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1.3%에 달했다. 이들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2.7배, 근속 연수는 6배까지 차이를 보였다.

김 전 장관은 “중심부와 주변부 사이에는 고임금-저임금, 고용안전-고용불안, 고복지-저복지 등 매우 현저한 격차가 있다”며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혀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평등의 이유로 노사 관계를 꼽았다. “중심부 노조는 조직률이 높고 전투적이어서 강한 교섭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조직 이기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서 “주변부는 아예 노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앞서 노동개혁에 성공한 영국, 네덜란드, 독일 사례에서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세 나라는 노동개혁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정권과 상관없이 지속해 추진한 결과 결국 개혁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장관은 “한국에서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의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노사정 협력이 필수로, 이는 사회적 대화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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