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리고, OO 살리고…중국, 농촌 전기차 충전소 확대 나선 이유는

류수연 2023. 5. 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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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농촌 충전소 확충 방안 적극 논의
전력부족, 인프라 유지보수 등 과제 많아

‘전기차 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이 농촌지역 전기차 충전소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억 중국인구 가운데 5억명 이상이 거주하는 농촌지역 활성화와 내수증대를 위해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지난 5일 상무회의를 열고 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량 등 ‘신에너지차’의 농촌사용 확대방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고 10일 보도했다. 신에너지차의 대부분이 전기차인 점에 비춰볼 때 사실상 ‘전기차용’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의의 주된 골자는 전기차의 농촌 보급(하향·下鄕)을 막는 병목을 해소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충전 인프라 구축 ▲농촌 주민들을 위한 전기차 구매지원 ▲자동차 회사의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애프터서비스 지원 인력 양성 방안 등이 논의됐다. 리창 총리가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회의에 무게감을 더하기도 했다.

상하이GM우링(SGMW)의 미니 전기차 '훙광(宏光) 미니EV'. 사진제공=SGWM

◆중국 ‘농촌형 전기차’ 왜 열 올리나=중국은 전기차 산업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과 경제·안보 갈등을 극복할 수단 중 하나로 보면서 ‘전기차 강국’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비야디(比亞迪·BYD) 전기차 판매량은 186만대로, 테슬라의 131만대를 제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의 CATL(닝더스다이·寧德時代)과 비야디가 세계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올해 ‘중앙 1호 문건’에 ‘지역의 신에너지차와 녹색 스마트가전 사업 독려’를 내용으로 담으며 전기차 농촌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1호 문건은 중국이 그해 최우선으로 다룰 핵심 국정과제를 뜻한다. 농촌 주민들의 전기차 구매·이용이 내수촉진과 농촌관광 등 지역 활성화를 불러올 것이란 정부의 높은 기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2020년 7월부터 중국은 정부 부처 합동으로 ‘신에너지차 하향 활동’을 시작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2022년 10개 성(시)에서 18개 기업이 6개 차종, 200여 종류의 농촌형 신에너지차를 출시했다. 판매량도 2020년 39만7000대에서 2022년 265만9800대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구매확대를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은 지난해 중단됐지만, 구매세 면제 감면조치는 지속중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윈난(雲南)성은 보조금 차종을 확대하고, 산시(陝西)성은 오프라인 전시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판매행사도 갖는다.

중국 산둥성 웨이팡시에 있는 자동차 충전시설. 사진제공=차이신

◆민·관 충전 인프라 구축 추진=중국 전기차 전문 정책기관인 ‘중국전기차100인회’는  2030년까지 중국 농촌지역 전기차 보급대수가 7000만대에 달하고, 1000명당 전기차 보유대수도 160대까지 증가5000억 위안(약 96조원) 규모의 자동차 시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농촌지역의 전기차 비중은 17%로, 30%인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대도시와 22%선인 청두·둥관·쑤저우 등 중급 도시에 비해 낮다. 충전 인프라 또한 부족해 공영 충전소 5만5000개, 충전기 57만5000개에 그친다.

이와 관련, 추이둥수(崔東樹) 중국 승용차정보연석회의(CPCA) 사무총장은 “특히 현·향 등 농촌지역의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실정"이라면서 “농촌지역은 신에너지차 보급을 이뤄낼 중대한 시장이자, 거대한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상무회의를 계기로 중국 당국은 현재 베이징·톈진·허베이성·산둥성 일대, 양쯔강 삼각주와 주장 삼각주 이외에 미비한 충전 시설을 농촌 지역 중심으로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매체 ‘시나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들도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업체인 니오(NIO)는 올해 세울 충전소 1000곳 가운데 600개를 향(鄕)·촌(村)에 설치할 예정이며, 비야디·장안·체리·리프모터 등 중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걸림돌도 적잖아=그러나 걸림돌 역시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공공충전소 건설용지 확보 ▲충전용 전력 확보 ▲충전 인프라 유지·보수를 3대 과제로 꼽는다. 

충전시설 업체인 나스테크놀로지의 위샹 부사장은 “농촌엔 (국가 소유의) 집단토지가 많아 설치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전기 소비량을 감안할 때 출력이 적은 직류 급속충전이나 교류 저속 충전장치를 우선 설치해 농촌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농촌 지역의 광활한 토지와 희박한 인구로 인해 발생하는 낮은 채산성과 유지보수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쑨찬왕(孫傳王) 샤먼대 중국에너지경제연구센터 교수는 “농촌 충전인프라 건설에 민간자본의 참여를 독려하고, 분산형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농촌 여건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전력 저장+전기차 충전시설’을 일체화한 발전 모델을 시험·보급하자"고 제안했다. 집집마다 충전기를 들여놓기 어려운 만큼 여러대를 한꺼번에 충전할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 

여기서 분산형 발전은 기존 화력·수력·원자력발전소처럼 대규모 송전망 없이 필요한 곳에서 직접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이용해 생산된 전력을 충전·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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