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통령실은 ‘관저’ 아냐…경찰 집회 금지는 위법” 재차 판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집회·행진을 경찰이 금지할 수는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또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오늘(12일)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이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용산구의 대통령 집무실을 집시법상 ‘대통령 관저’로 볼 수 없다”며 “용산경찰서의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앞서 평통사는 한미 정상회담 무렵인 지난해 5월 12일 오후 12시 30분부터 8시까지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전쟁기념관과 국방부 일대에서 기자회견과 행진을 하겠다고 전날 용산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이튿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제11조 제3항과 제12조를 근거로 이 단체의 집회를 금지했습니다.

집시법 제11조 제3항은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공관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장소에서 옥외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제12조는 ‘교통 소통을 위해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평통사는 같은 달 17일 행정법원에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처분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과 함께 처분 자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가처분이 인용돼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법원이 이같은 논리를 들어 경찰의 집회금지 처분을 취소한 건 처음이 아닙니다.

행정법원은 지난 1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서울경찰청장과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회 금지통고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고, 참여연대가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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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