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스타VR’ 개발사 룩슨이 바라본 가상현실의 미래
가상현실(VR) 플랫폼이 10년 내 최고의 게임매체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기업이 있다. LG디스플레이 출신의 황정섭 대표가 이끄는 VR 콘텐츠 기업 룩슨이 주인공이다. 룩슨은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킨텍스에서 개막한 게임전시회 ‘플레이엑스포’의 B2B관에 참가해 회사 알리기에 한창이다.
12일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황정섭 룩슨 대표는 “VR은 향후 10년 안에는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을 보여줄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이라며 “기술발전으로 스마트폰처럼 좋은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룩슨은 지난 2020년 2월 설립된 가상현실(VR) 콘텐츠 전문 개발사다. LG디스플레이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1년간 운영하다가 분사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 내에서 VR 기기를 연구하면서 부족한 콘텐츠의 문제를 인식했고 디바이스를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황 대표는 “사내벤처로 시작해 1년간 운영하다가 2020년 2월에 분사해 여러 VR 콘텐츠를 제작했다”라며 “베이스가 게임회사가 아니다보니 고생도 많이했지만 ‘오큘러스’와 ‘피코’, ‘스팀’ 등 여러 플랫폼 서비스 경험을 쌓았다”라고 설명했다.
룩스는 최근에는 신작 VR 게임 ‘슈팅스타VR’를 ‘스팀’에 얼리액세스(앞서해보기)로 출시했다. 1년 정도 완성도를 높여 정식 서비스로 이어갈 예정이다. ‘슈팅스타VR’은 활쏘기 게임의 재미를 살린 VR 콘텐츠다. 기존에 유사 장르의 강점을 모두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한다. 100여개의 스테이지를 마련해 게임의 볼륨감도 높였다. 2~3시간 정도는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황 대표는 자신했다.
황 대표는 “현재 ‘슈팅스타VR’은 PC용 버전이지만 스탠드얼론용도 준비 중이고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 같다”라며 “현재 기획 단계에 있는 신규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플레이엑스포’ B2B관에는 룩슨이 제작한 VR 콘텐츠 및 산업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듣고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참석했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 해외와 달리 VR 시장이 활성화가 되지 않아 이용자가 많지 않다. VR 관련 기업과의 교류도 부족한 편이다. 큰 규모의 해외 게임쇼가 아니라면 다른 기업과 교류 기회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이번 B2B관에도 VR 회사가 4곳 정도 있는데 순수하게 B2C VR게임을 하는 곳은 우리뿐이더라”라며 “그래도 그래픽, 사운드 등 여러 회사와 만날 수 있었고 오히려 우리에게 의견을 묻는 곳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VR 분야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관련 분야를 휩쓸었던 메타버스의 궁극적인 미래에 VR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생활과 연결되는 가상세계인 ‘메타버스’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디스플레이 환경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황 대표는 “우리는 메타버스 개념이 VR 개념과 동일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많은 분이 웹3.0, NFT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입장에서는 결국 기존과 동일한 디스플레이로 보고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동한다면 기존 MMORPG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룩스는 여러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며 관련 역량도 쌓았다. 국립중앙도서관과 협력해 제작한 독서 시스템의 경우 가상공간 내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해 특허도 출원했다. 또 강원대와 협력해 환자들의 재활훈련을 위한 VR 프로그램을 제작해 관련 연구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황 대표는 “오큘러스퀘스트2는 이미 1000만대 이상 팔렸고 최근 3년간 관련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현재 무게가 500그램 정도인데 2년안에 250그램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생각되고 해상도 역시 이미 크게 발전해 아마도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던 것처럼 좋은 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판단에는 독특한 이력도 한몫한다. 황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게임동아리 활동을 펼치며 꿈을 키운 인사다.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고 싶어 전자공학과에 입학했고 시리얼 포트를 이용한 무선 조이스틱을 제작해 해당 대학에서 최초로 졸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졸업한 멤버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당초 국내 게임회사에 입학을 고민했으나 스토리텔링이 존재하는 클래식한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던 황 대표는 취업 대신 학업을 선택했고 게임전공 석사학위도 받았다. 이후 닌텐도의 ‘위유(Wii U)’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LG디스플레이에 입사해 9년간 엔지니어링 업무를 담당하게 된 계기로 이어졌다.
그는 “‘소드아트온라인’ 같은 게임이 나오려면 디스플레이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를 LG디스플레이 면접 때 이야기한 것이 화질개발실의 게임 담당 채용으로 이어졌다”라며 “하드웨어의 변화가 없으면 차이가 없고 VR이 콘텐츠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는 VR에 대해 실망한 분들이 계시지만 디스플레이를 연구한 입장에서는 향후 10년 안에는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을 보여줄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라며 “편견보다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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