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8000원,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한국지엠 하청노동자의 외침

한국지엠 부평공장 안 조립사거리 벽면에 걸린 현수막.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제공

“통상시급 8000원,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지엠 부평공장 안 조립사거리 벽면에 걸린 현수막에 적혀 있는 문구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2차 하청업체 더원테크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보다 통상임금이 낮은 임금체계에 직접 행동으로 항의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는 지난 9일 공장 안에 게시한 대자보에서 “(2019년부터 적용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으로 밑바닥 노동자들의 삶의 고통은 더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최저임금법을 개정해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주는 임금’은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에 포함되도록 했다. 상여금, 식비·교통비 등 현금성 복리후생비도 매월 지급만 하면 최저임금 항목으로 간주했다.

기본급 인상 대신 상여금,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에 넣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할 수 있게 되자 통상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아지는 일이 벌어졌다. 통상임금은 소정 근로의 대가로 노동자에게 정기·일률·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연장·야간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의 산정 기준이 된다. 더원테크 노동자 김태훈씨(32)의 임금명세서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통상시급은 8000원으로 고정돼 있다.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가 지난 9일 부평공장에 게시한 대자보.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제공

통상시급이 최저시급보다 낮으면 노동자들은 연장근로를 할 때 기본임금을 적게 받는다. 연장근로수당(통상임금의 150%)이 올해 최저임금 9620원보다 1620원 적은 통상시급 8000원을 기준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지회는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 당시부터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통상시급 때문에 현장에서 처참한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산정기준을 맞추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약속이 안 지켜진 탓에) 바로 그 문제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산입범위 개악의 이 처참한 결과, 어떻게 책임질 건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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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