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부모 묘지에 “괴물을 길렀다” 쪽지 남긴 러 여성

법원서 집행유예 2년

11일(현지 시각) 재판을 받고 있는 이리나 치바네바(60)./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부모의 묘지에 “괴물과 살인자를 길렀다” 등 내용이 적힌 쪽지를 남긴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1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지난해 10월 푸틴 대통령의 생일 전날 그의 부모 무덤에 글을 놓아둔 이리나 치바네바(60)에 대해 “정치적 증오심으로 인한 묘지 모독”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며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치바네바는 푸틴 대통령 부모의 묘소에 “미치광이의 부모,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그를 데려가라. 그는 너무 많은 고통과 문제를 일으켰다.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바란다. 푸틴에게 죽음을. 당신들은 괴물, 살인자를 길렀다”고 적었다.

치바네바의 변호인은 치바네바가 묘를 물리적으로 훼손하거나 자신이 한 행동을 널리 알리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치바네바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뉴스를 보고 이 쪽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법정에서 “뉴스를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며 “내 감정에 따라 이 같은 행동을 했다.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는 등 영향을 미쳐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쪽지는 작은 튜브에 말려 있었고 어떤 관심도 끌지 않았다. 쪽지는 무덤에서 떨어진 곳에 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가디언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반전 활동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 법원은 지난해 10월 크림대교 폭발 당시 소셜미디어에 “푸틴의 생일 선물”이라고 말한 역사 교사 니키타 투시카노프에게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고 러시아 군을 모욕한 죄”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이외에도 “참전해야 한다면 우크라이나 편에서 싸우겠다”고 한 배우 아르투르 스몰리야니노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문을 지냈던 올렉시 아레스토비치가 러시아 정부의 ‘극단주의자 및 테러리스트’ 명단에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