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3N-SK2 지각변동… 신작·글로벌이 실적 희비 갈랐다

변지희 기자 2023. 5. 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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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분기 매출 1조원 돌파
엔씨, 넷마블 주춤… 크래프톤 올라서
크래프톤 영업익, 엔씨 3배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제공

올 1분기 게임업계에선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3N)과 신흥 강자인 스마일게이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SK2)간 지각변동이 급격해졌다. 넥슨은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게임사 중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고,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제쳤다. 넥슨은 올해 초부터 신작을 부지런히 선보였고, 크래프톤은 일찌감치 해외를 적극 공략했던 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 1분기에 매출 1조1920억 원(1241억엔), 영업이익 5406억원(563억엔)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 46%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1분기에 엔씨소프트는 매출 4788억원, 넷마블은 6026억원을 기록했는데, 두 회사의 매출액을 더해도 넥슨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넥슨은 ‘피파(FIFA) 온라인 4′가 5분기 연속 역대 최고 매출을 갈아치우고 있는 데다,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시장 매출이 안정적인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도 총싸움게임(FPS) ‘배틀그라운드’가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배틀그라운드 PC·콘솔 부문의 트래픽 확대와 신규 유료화 콘텐츠가 인기를 끈 것이다. 모바일 부문도 신규 트래픽 유입 확대로 성장세를 확보했다. 이에 올 1분기 크래프톤은 매출 538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넥슨, 넷마블 다음으로 세 번째다.

다만 영업이익은 임직원이 행사한 주식매수선택권 등 약 100억원의 주식 보상 비용 때문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한 283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이 엔씨와 넷마블보다 높았다. 올 1분기 엔씨소프트 영업이익은 816억원에 그쳤다. 크래프톤의 3분의 1 수준이다. 넷마블은 영업손실 282억원으로 전년(137억원) 같은 기간 대비 규모가 확대됐고,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9%, 67% 급감했다. 우선 ‘리니지W’ 매출이 1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가까이 줄어들었다. 리니지W는 2021년 11월 출시돼 작년 1분기 매출에 크게 기여했는데, 올 들어서는 출시 효과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1분기(3732억원)보다 감소한 것이다. 1분기 매출에 반영될 신작이 없었던 셈이다. 이에 모바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5% 감소한 3308억원을 기록했다.

제품별 매출을 보면 리니지M 1301억원, 리니지W 1226억원, 리니지2M 731억원, 블레이드&소울2 50억원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사 장르인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 출시로 ‘리니지 2M’도 매출에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도 기존 게임들의 매출이 감소하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3월 말 출시된 ‘아키에이지 워’는 2분기부터 실적이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492억 원,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73% 감소했다.

신흥 게임사들의 성장은 전통 게임사들보다 훨씬 가파른 상황이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까지 엔씨소프트는 20년이 걸린 반면, 크래프톤은 11년, 카카오게임즈는 8년이 걸렸다. 게임업계 판도가 바뀌는 이유는 단순히 신작 유무에만 달린게 아니라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크래프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4%에 달하는 반면 엔씨소프트는 30%대에 불과하다. 해외 진출 소식은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부진으로 주가가 지난달 15만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인도 사업을 이르면 상반기 내 재개해 하반기에는 분기 300억원대였던 종전 매출액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주가가 반등해 20만원대를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반등이 어려운 점을 이유로 꼽는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경우 중국 내 판호 발급이 없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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