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모텔 방치' 사건 함께 있던 4명 항소심서 일부 감형

부산 서면에서 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벌인 동료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도 모텔에 방치해 숨지게 20대들(국제신문 2020년 12월 21일 자 8면 보도)이 항소심에서 일부 감형을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부(성금석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B 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금고 1년 2개월,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C, D 씨의 항소는 기각됐다.

이들은 2020년 10월 14일 부산진구 서면 한 술집 옆 도로에서 몸싸움을 하다 의식을 잃은 아르바이트 동료 E 씨를 119에 신고하지 않고 모텔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에게 직접 폭행을 가한 F 씨는 앞서 상해치사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받았다.

A~D 씨 4명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였음에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근처 모텔 객실에 둔 채 빠져나왔다. 이들은 E 씨 사망 예견 가능성이 없었고 자신들의 행위와 E 씨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던 E 씨가 쓰러진 후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직접 쓰러지는 장면을 보지 못했더라도 상당한 신체적 손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구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주의의무 위반이 사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A 씨에게 금고 1년 6개월, B~D 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

4명은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들의 행위와 E 씨의 사망 간에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A, B 씨가 공탁금을 낸 것을 고려해 형량을 낮췄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각 증거를 종합해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쓰러지는 모습 내지는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를 모텔로 옮긴 사실이 인정된다. 여러 증거를 종합하면 구호를 해야 할 주위 의무 위반이 확인되고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간에 인과 관계가 있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