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에도 액셀러레이터 투자 지속 증가···ICT·바이오에 주목
[IT동아 한만혁 기자] 투자 혹한기에도 지난해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활발했다. 특히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가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 산업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신규 투자금은 전년 대비 56.2% 늘었다. 가장 많이 투입한 업종은 ICT 서비스며, 업종별 평균 투자금은 바이오·의료가 가장 높았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는 국내 액셀러레이터 산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산업 발전 방향과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 산업분석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 내 데이터는 2022년 12월 기준 벤처투자 종합정보시스템 보고자료, 전자공시, 중소벤처기업부 통계 자료, 한국벤처투자 벤처금융연구센터 공시 자료를 활용했다.
지금까지 액셀러레이터 관련 투자 통계는 한국벤처투자와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하는 자료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당 자료는 통합적, 총괄적인 수치만 공개하고 있어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에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는 액셀러레이터의 투자 활동 영역 및 성과를 세부적으로 짚어보기 위해 공시 데이터 기반 종합 분석을 진행했다.
참고로 액셀러레이터는 지난 2016년 5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을 통해 법적 지위를 얻었다. 국내법은 액셀러레이터를 창업기획자로 정의하고 초기창업기업의 선발 및 전문 보육,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개인투자조합 또는 벤처투자조합의 결성과 업무의 집행,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정하는 보육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초기창업기업은 창업 3년 미만의 스타트업을 말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액셀러레이터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식 등록제가 시행된 2017년 56개가 등록되었으며, 이후 매년 50개 이상 증가했다. 2022년 현재 국내 활동 중인 액셀러레이터는 417개다. 그중 영리법인은 363개, 비영리법인은 54개다. 비영리법인은 창조경제혁신센터, 경제/산업진흥원, 대학 산학협력단 등 지역 창업생태계 창업지원 기관이 대부분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54.6%인 228개가 서울 소재다. 10.3%인 43개가 경기도에 있으며, 부산과 대전에 각각 24개(5.8%)가 속해 있다.
주목할 점은 투자 현황이다.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탓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액셀러레이터 투자는 오히려 늘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투자금은 1조 3,091억 원, 투자 기업 수는 6,487개다. 2022년 신규 투자금은 5,787억 원으로 2021년 3,705억 원에 비해 56.2% 늘었다. 투자 기업 수는 2022년 2,079개로 2021년 1,804개 대비 12.5% 증가했다.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증가세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1조 116억 원의 투자금이 투입됐으며, 2022년에는 2021년 2,699억 원보다 58.3% 증가한 4,273억 원을 지원했다. 투자 기업 수는 2022년 1,525개, 2021년 1,356개다. 액셀러레이터는 2017년 이후 평균 75% 이상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시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의 관심이 높은 업종은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다. 세 업종에 집행된 투자금이 전체 투자금의 72.6%를 차지할 정도다. 세부적으로는 각각 30.0%(3,931억 원), 27.1%(3,541억 원), 15.5%(2,033억 원)다. 연도별로 보면 순위에 변동은 있지만 세 업종이 상위 3위권을 오가고 있다.
평균 투자금은 반대다. 바이오·의료가 2억 7,400만 원, 유통·서비스가 2억 2,400만 원, ICT 서비스가 1억 7,000만 원이다. 투자금만 보면 ICT 서비스가 가장 많지만 그만큼 투자받은 기업도 많기 때문에 평균 투자금은 오히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받은 기업은 ICT 서비스 2,307개, 유통·서비스 1,584개, 바이오·의료 742개다.
투자 활동은 주로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다. 등록된 액셀러레이터가 많은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가 속한 지역 기준으로 집계하면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이 57.7%(7,548억 원), 부산이 12.4%(1,626억 원), 대전이 11.7%(1,532억 원)다. 이상 상위 3곳이 전체 투자금의 81.8%를 차지한다. 경기도는 액셀러레이터가 43개(10.3%, 2위)로 많은 편이지만 투자금은 6.8%(890억 원)로 4위에 머물렀다.
액셀러레이터의 누적 투자 순위도 공개했다. 전체 투자금 기준으로 제피러스랩, 슈미트, 퓨처플레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 기업의 투자금은 5,827억 원으로 전체 투자금의 44.5%다. 초기 스타트업 대상 투자금 순위는 제피러스랩, 슈미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다. 상위 10개 기업이 4,659억 원을 지원했다. 전체 투자금의 46.1%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는 리포트를 통해 이번 분석 작업의 한계점도 언급했다. 공식적으로 수집 가능한 자료가 투자 데이터뿐이어서 발굴 및 보육 활동은 분석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협회는 액셀러레이터의 활동과 역할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력, 협력 활동, 발굴 및 보육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자료 수집 및 분석이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은 중요하다. 자금 지원, 멘토링, 창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이 고민을 해결하고 사업을 전개하도록 돕는다. 또한 활동 분야와 규모를 키우면서 다양한 영역의 지원을 이어간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가 이번에 발표한 리포트는 투자금에 국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투자금 추이와 함께 지역별, 업종별 투자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자료다. 액셀러레이터 업계뿐 아니라 다양한 투자자,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고서에 대한 세부 내용은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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