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중립이라더니…美대사 "러에 무기 줬다, 목숨 걸고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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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이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했다고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가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번 브리지티 주남아공 미국 대사는 이날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현지매체 기자들을 만나 미국은 남아공이 러시아 선박에 무기를 실어 러시아로 보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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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이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했다고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가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번 브리지티 주남아공 미국 대사는 이날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현지매체 기자들을 만나 미국은 남아공이 러시아 선박에 무기를 실어 러시아로 보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브리지티 대사는 "지난해 12월 6~8일 케이프타운 사이먼타운의 해군기지에 정박한 러시아 화물이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 무기와 탄약을 실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선박에 무기가 실렸다는 것을 확신하며 이 주장에 정확성에 내 목숨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브리지티 대사는 "러시아군을 무장시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남아공을 향해 "중립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NN은 남아공의 미국 대사가 주재국의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브리지티 대사가 러시아로 무기를 실어 날랐다고 지목한 선박은 '레이디 R'으로, 러시아 회사인 MG-플로트가 2019년부터 소유하고 있는 화물선이다. 미국 정부는 레이디 R을 포함해 MG-플로트가 통제하는 여러 선박을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제재 명단에 올렸다.
AP통신은 위성사진을 입수해 레이디 R이 지난해 12월 9일 남아공 해군기지에서 출항해 올해 2월22일 러시아 항구 노보로시스크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 선박이 민간 항구가 아닌 해군기지에 정박하자 당시 남아공 야당 민주동맹은 '미스터리'한 선박의 존재에 대해 정부에 설명을 요구한 바 있다.
남아공 정부는 미국 측 주장에 반발했다. 남아공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레이디 R이 남아공에 정박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미국의)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현재까지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는 독립적인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남아공 정부 관리들 사이 협력과 파트너십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아공은 표면적으로 우크라전 중립을 견지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아 사실상 러시아를 편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아공이 옛 소련 시절부터 현 집권 여당인 아프라카민족회의(ANC)를 지원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은 지난해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에 기권표를 던졌다. 올해 초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직접 남아공을 방문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자국 해안에서 러시아, 중국과 합동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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