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우리말 ‘합창’ 팸플릿 배포 중지 사과…“명백한 사전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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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가사를 번역한 구자범 지휘자는 "우연히 진행에 미숙한 실수가 있었다는 정도로 넘어가려 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구 지휘자는 "무료로 배포하는 '합창' 교향곡 해설책자를 예술의전당이 무슨 권리로 배포하지 못하도록 하고, 문제가 있느니 없느니 판정을 내리느냐"며 "이거야말로 명백한 사전 검열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업무 방해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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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이 베토벤 교향곡 ‘합창’의 해설 팸플릿 배포를 막은(“자유, 삶의 참 빛이여!”…베토벤 교향곡 ‘합창’ 우리말로 듣기까지)’데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예술의전당은 11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사항’ 항목에 올린 사과문에서 “우리말 가사를 담은 프로그램 북이 당일 배포 과정에서 예술의전당의 원활하지 못한 진행으로 관객 여러분께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며 “주최, 주관자 및 참여 아티스트 그리고 해당 공연의 관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은 “희망하는 관객에게 이 공연 해설 팸플릿을 우편으로 배송할 계획”이라며 “관객 여러분과 번역과 연주를 통해 공연에 애쓰신 구자범 지휘자님, 출연하신 아티스트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가사를 번역한 구자범 지휘자는 “우연히 진행에 미숙한 실수가 있었다는 정도로 넘어가려 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구 지휘자는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자유의 송가’란 겉표지 제목은 물론, ‘왜 기쁨이 아니라 자유인가’란 본문 내용은 사진까지 찍어 윗사람 누군가에게 내용을 확인했다”며 “책자 내용을 검증해보고 공연이 시작된 뒤에야 ‘문제없으니 배포하라’고 통보했는데, 이게 사전 검열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구 지휘자는 “무료로 배포하는 ‘합창’ 교향곡 해설책자를 예술의전당이 무슨 권리로 배포하지 못하도록 하고, 문제가 있느니 없느니 판정을 내리느냐”며 “이거야말로 명백한 사전 검열이며,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업무 방해 행위”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합창’ 교향곡 공연은 제목을 ‘환희의 송가’가 아닌 ‘자유의 송가’로 바꿨고, ‘환희’나 ‘기쁨’으로 번역해온 가사도 모두 ‘자유’로 번역해 불렀다. 국내에서 우리말로 바꿔 부른 ‘합창’ 공연은 처음이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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