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승격? 2부넘어 올림픽까지 갈래요”
MBN 여성스포츠대상 MVP
女아이스하키 2부 승격 이끈
2004년생 철벽 골리 허은비
10위 진입해 올림픽 진출 꿈
지난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1그룹 A(2부리그) 승격에 성공한 뒤 골리 허은비(20·코네티컷대)에게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은비는 202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1그룹 B(3부리그) 5경기에서 자신에게 날아온 125개의 슈팅 가운데 무려 119개를 막아내며 완벽에 가까운 A매치 데뷔 무대를 치렀다.
그 결과 허은비는 여자배구 도로공사의 우승을 이끈 박정아, 여자배구 최초 리베로 신인상을 받은 최효서, 여자체조 전국선수권대회 4관왕 신솔이, 양궁 국대 선발전 1위 임시현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2023 MBN 여성스포츠대상 4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될 수 있었다.
12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 나선 허은비는 “대표팀 모두를 대신해서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대회에서는 더 좋은 실력과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당찬 소감을 남겼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동생과 함께 취미로 시작한 아이스하키에 반해버린 허은비는 “가끔은 아프고 무서울 때도 있지만 골리 포지션으로 퍽을 막는 것은 팀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는 행위”라며 “단체 스포츠의 매력을 크게 느낄 수 있다”며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만 해도 대표팀의 연습 파트너였던 허은비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했다. 청소년대표팀과 캐나다의 하키 아카데미 유학을 거친 뒤 지난해 미국의 코네티컷 대학에 하키 장학생으로 입학하며 하키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고 있다. 대표팀을 이끄는 김도윤 감독은 “2018년 올림픽 때 대표팀 코치로 있으면서 만났는데 붙박이 골리였던 신소정 이상의 기술을 갖춰 눈여겨봤다”며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연락했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를 위해 익숙한 한국을 떠나 캐나다 생활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 휴학하고 아이스하키에 전념하고 있는 허은비는 “평소 선수와 학생의 비중이 6대4 정도였다면 대회를 앞두고는 10대0으로 준비했다”고 돌아본 뒤 “대표팀 데뷔가 긴장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지만 언니들이 도와줘서 금방 편안해졌다. (박)종아 언지, (김)희원 언니, (한)수진 언니 등 우리 대표팀은 정말 자랑하고 싶은 멋진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폴란드와의 첫 두 게임에서 75개의 슈팅 중 단 1골만 허용하며 승기를 잡아낸 일등공신인 허은비는 “빠르고 강한 슛에 기가 죽지 않으려고 노력했기에 앞 경기들은 그렇게 떨지 않았는데 부상입은 뒤 치렀던 4경기 영국전이 가장 부담됐었다”며 “경기 종료 1분 전 결승골로 승리한 마지막 카자흐스탄전은 마지막 10초 동안 너무나 떨렸고, 휘슬과 함께 벤치와 관중석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추억했다.
하지만 이미 끝난 경기보다 앞을 바라보겠다는 것이 허은비와 대표팀 동료들의 생각이다. 허은비는 “우승하고 시상식이 끝난 뒤에 곧바로 선수들과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꼭 잔류하자고 다짐했다. 체력 체격 기술 다 부족하지만 감독님 지휘 하에 더 나은 팀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의 선수 생활 최종 목표는 2부리그 잔류를 넘어 랭킹 10위 안에 들고 올림픽에 자력 출전하는 것이다. 허은비는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께서 치킨도 사주신다고 하셨는데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면 더 좋은 것을 사달라고 하겠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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