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민들도 반대하는 ‘원전 오염수’ 방류…일 정부 “올여름 예정대로”

박은하 기자 2023. 5. 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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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민들은 지속 반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를 저장해 둔 탱크. 2021년 2월 촬영./A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올여름 계획대로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한일 국장급 회의 관련해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포함해 후쿠시마 원전 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오염수)의 최근 상황을 설명하겠다”고 11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차는 시점이 늦춰졌는데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계획된 일정대로 실시하느냐는 질문에 “후쿠시마 원전 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오염수) 해양 방류 시기는 올 봄부터 여름 무렵이며 이 일정에는 변경이 없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지난 7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전문가의 후쿠시마 원전 시찰에 합의했다. 현장 시찰은 오는 23∼24일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을 위한 약 해저터널 굴착 작업을 지난달 26일 완료했다. 오염수 저장탱크가 있는 원전 앞바다에서 1km 떨어진 방류 지점까지 해저에 구멍을 파고 철근 콘크리트로 메운 뒤 해저 배출구와 연결하는 공사로, 지난해 8월 시작됐다.

도쿄전력은 터널 내 처리수를 운반하는 배관 공사 등 관련 설비 공사를 6월 말까지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방류는 올여름 시작될 전망이다.

일본 내에서 실제 방류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지역 어민들의 반발이다. 일본 최대 어업인 단체인 전국어업현동조합연합회(어련)은 지난 1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시기를 올봄부터 여름으로 정한 직후 “해양방류에 반대하는 것은 변함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가 오염수 방출을 결정한 지 2년째를 맞은 지난달 13일에는 원전을 반대하는 시민 10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나 대만, 피지 등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오염수 방출 반대를 호소했다.

일본 정부가 지지하고 도쿄전력이 이끄는 오염수 방류는 일본 내에서도 여전히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이 지난달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류와 관련해 ‘국민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1.9%, ‘어업 관계자 이해를 얻을 때까지 방류를 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42.3%로 집계됐다.

앞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난 2015년 후쿠시마현 어련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 (해양 방류를 포함한)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보정예산을 편성해 전국 어업 지원을 위해 500억엔의 기금을 창설했다. 전국어련은 이에 “이것만으로 어업인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도쿄전력 등은 어업인의 이해를 계속 구한다는 입장이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어업인들의 ‘이해’가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데 (오염수를)방출하려는 입장은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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