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간호사들, 간호법 공포 촉구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국의 간호사 및 간호대학생들이 국제 간호사의 날인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국제 간호사의 날 기념집회에 참석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의 대통령 공포(公布)를 촉구하고 있다. 2023.05.12.

국제 간호사의날을 맞아 현직 간호사와 간호대 학생들이 집회를 갖고 간호법 공포를 촉구했다.

대한간호협회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3 국제 간호사의 날 기념 축하 한마당'을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2만5000여명은 '간호법'이라 쓰인 손 피켓을 들고 간호법 공포를 촉구했다. 간호사 출신인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장을 비롯한 간호협회 임원들은 지난 9일부터 간호법 공포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무기한 단식 중이다. 이날로 단식 4일째를 맞은 김 협회장도 집회 현장을 찾아 재차 간호법 공포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김 협회장은 "고령인구 및 만성 질환자 증가로 국민의 간호 돌봄 수요는 폭증했고 70여년 전 만들어진 의료법으로 초고령사회 국민에게 더 나은 간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에 간호법이 추진된 것"이라며 "대선 후보 모두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법은 2005, 2019년에 이어 2021년 세 번째 국회 입법 시도 끝에 결실을 맺었다"고 했다.

이어 "의료법의 '무면허의료행위 금지' 규정, 의료기사법의 '무면허자 업무금지' 규정이 있기에 간호법이 제정되더라도 결코 다른 직역의 업무를 침해할 수 없다"며 "의사협회 등 간호법 반대 단체는 간호법에 대한 허위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야 말로 직역간 협력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또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사가 부족한 것은 물론 의료인의 60%를 담당하는 간호사는 병원에서 입사 1년 내에 절반이 퇴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간호법은 우리 보건의료의 미래를 지탱하고 국민들이 바라는 간호와 돌봄 수요를 충족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간호법 제정안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사에 대한 규정을 분리한 것이 핵심이다. 간호사,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규정해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는 조항이다.

의사들은 '지역사회'라는 표현이 들어가면서 간호사가 의료기관 밖에서 의사의 지도 없이 단독으로 개원할 수 있다고 반발한다. 간호조무사협회나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은 보건의료인 수요가 간호사로 쏠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간호법 제정안은 오는 16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통령은 공포하거나 이의가 있으면 이의서를 첨부해 국회에 되돌려 보내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