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아내와 두 아들 무참히 살해한 40대 ‘무기징역’

작년 10월 26일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40대 A씨가 광명경찰서에서 나와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사전에 범행 계획을 세운 뒤 아내와 10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재판장 남천규)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46)씨에게 12일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미리 계획했으며, 범행 방법이 통상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고, 재범 위험성, 폭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에서 정신 병리적 문제에 해당하는 특성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신과 진료 전력이 있고 이런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8시 10분쯤 주거지인 경기 광명시 아파트에서 아내(당시 42세)와 두 아들(당시 15세·10세)이 평소 자신을 무시하며 대든다고 생각해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범행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아내와 자주 다투는 등 가정불화가 심해진 와중에 큰아들이 자기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폭언한 뒤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내가 잠시 외출하자 두 아들을 먼저 살해하고, 5분여 뒤 집에 돌아온 아내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해 아파트를 나선 뒤 방범카메라(CCTV)가 없는 1층 복도 창문과 계단을 이용해 다시 집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범행 이후 집을 나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둔기, 입었던 셔츠와 바지 등을 아파트 외부 수풀에 버렸다. 이어 인근 PC방에서 2시간가량 있다가 귀가해 오후 11시30분쯤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 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모든 일은 제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항소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에게 다른 인격체가 있고, 기억상실 증세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정신감정 결과 ‘정상’ 소견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