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여자 엉덩이가…” 불법촬영 사진 단톡에 올린 구청 청원경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강남구청 청원경찰 A씨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헬스장에서 불법촬영한 여성의 신체 사진을 올렸다는 폭로가 올라왔다./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강남구청 청원경찰이 헬스장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하고 이를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2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청원경찰 A씨를 직위 해제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A씨가 여성 신체를 불법촬영한 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유포했다고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폭로 글을 올린 작성자는 해당 단체 대화방을 캡처한 사진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을 보면 A씨는 강남구 학동역 인근 헬스장에서 찍은 여성 신체 사진 2장을 올리고 “찍는 순간 절묘하게 가렸다. 일부러 구도 잡고 찍어보려고 했는데”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뿐 아니라 “여자가 레깅스 입고 엎드려서 하체 운동을 하는데 엉덩이골이…” 같은 발언도 이어갔다.

해당 대화방에 있던 다른 청원경찰이 “맘에 들면 예쁜 애들 앞에서 바지 한 번씩 내려라. 그러면 경찰서에서 매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자 A씨는 “생각도 못 한 ‘꿀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A씨가)’몰카’ 찍어대고 자랑인 것마냥 품평하듯 으스댔다”고 지적하며 “일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 힐끔힐끔 보면서 맘대로 품평회를 여는 것도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폭로가 나오자 여직원들 사이에선 A씨와 함께 당직을 서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강남구청 노조는 지난달 27일 A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해당 대화를 2021년쯤 주고받았다고 인정했으며, 현재 해당 대화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남구청 측은 A씨가 구청 안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구청 안에서 불법 촬영을 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 중이다.

구청 관계자는 “(노조의 문제 제기 후) 지난 5일 강남경찰서에 A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지난 10일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추가로 징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