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버텨준 국민 덕이죠"…평온 찾은 '코로나 최전선' 대구동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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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니면 이 상황을 극복해낼 수 없다는 사명감 하나로 버텼습니다."
정부가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다음 날인 12일 낮 12시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이 교수는 "이제는 코로나19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우왕좌왕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중장기 정책을 세우고 신종 감염병을 대처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을 충원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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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코로나19 다음을 준비해야…정부, 인력·시설충원 등 중장기 정책 세워야"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박세진 기자 = "우리가 아니면 이 상황을 극복해낼 수 없다는 사명감 하나로 버텼습니다."
정부가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다음 날인 12일 낮 12시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3년 전 '코로나19 최전선'이었던 이곳을 다시 찾았다. 하루하루가 전쟁터와 같았던 이 병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줄지어 대기하던 구급차 행렬, 쉴 틈 없이 들이닥치던 코로나19 확진자들, 방호복으로 무장한 의료진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의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코로나와의 사투 최전선'이었던 의료 현장에서도 재확인할 수 있는 셈이었다.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은 2020년 2월 21일 코로나19 확진자를 받은 이후 최전선에서 일한다는 평을 받으며 활약해왔다.
경력 39년차 베테랑인 정인자 간호부장은 "환자는 늘어나고 의료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며 "그렇지만 우리 간호사가 없으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단 생각으로 버텼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정 간호부장은 "3년이 흘렀지만 일상생활로 돌아왔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지금은 코로나19 전담 병원에서 해제되면서 일반 종합병원으로 돌아갔고 확진자도 거의 없다"며 고 말했다.
확진자들로 가득 찼던 구병동은 이제는 사용하지 않아 안쪽 출입문은 닫혔다.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갈아입던 빈 컨테이너만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과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전명화 간호사는 "집에 안 가고 병원 장례식장에서 잠을 자면서 코로나19와 싸웠다"며 "이제는 새로운 감염병이 생겨나도 대처할 자신감이 있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땀에 젖은 의료복을 입고 있던 사진이 보도되면서 주변에서 힘내라고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이름 모르는 분이 제주도에서 귤 수십 상자를 보내줘서 직원들과 나눠서 먹은 기억도 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동산병원으로 의사들이 모였지만 전쟁 같은 나날은 계속됐다.
방호복을 입고 2시간 근무를 마치고 나오면 1∼3월에도 땀으로 양말까지 젖기 일쑤였다. 2020년 3월 동산병원에서 의료 봉사를 마친 안철수 의원의 땀에 젖은 모습이 주목받기도 했다.
이런 모습들을 담아 놓은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기억의 공간에는 이날 평일임에도 전시품 등을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월 문을 연 이곳에는 코로나19 발생과 확산 과정이 전시돼 있다. K 방역의 상징인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전자출입명부(QR코드) 등도 소개돼 있다.
이지연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진들끼리는 전우애가 생길 정도로 서로 믿고 협력했다"며 "그렇다고 의료진 고생 만으로 이 상황을 이겨 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국민들이 힘쓰고 버텨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제는 코로나19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우왕좌왕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중장기 정책을 세우고 신종 감염병을 대처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을 충원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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