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통화량 9조원 감소…금리 하락에 예·적금 증가폭 최소

3월 시중 통화량이 한 달 사이 9조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금리 하락으로 예·적금 증가폭은 2년여만에 가장 적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3월 평균 광의통화량(M2)은 3810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2%(9조1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M2는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로,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일부 이자만 포기하면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사진=뉴시스

M2 통화량은 9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올해 1월(전월 대비 -0.1%) 감소세를 보였다가 2월(0.3%)에 반등한 바 있다.

기업과 증권사 등이 정기예금과 금전신탁 등에서 자금을 거둬들이면서 통화량이 크게 감소했다. 3월 금전신탁과 요구불예금은 각 8조3000억원, 4조1000억원 줄었다. 경제주체별로는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17조8000억원, 기업에서 11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통상적으로 3월 세금 납부, 4월 배당 지급 준비 등으로기업의  자금 수요가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금전신탁은 법인의 자금수요 증가 등으로 감소했다”며 “이는 감소액 기준으로 역대 3위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정기 예·적금은 4조2000억원 늘었다. 전월(6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은 크게 줄어, 2021년5월(4조원) 이후 22개월만에 가장 적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봤다. 최근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가 하락해 기대 이익이 낮아지면서 예·적금 자금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정기 예·적금은 8조9000억원 늘어났다. 시중은행의 금리 매력이 낮아지면서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 등의 상품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보통예금 등을 포함하는 요구불예금은 4조1000억원 감소했고,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1조5000억원 늘었다.

M1(1191조4000억원)도 한 달 새 0.5%(6조원)가 줄어 2022년6월 이후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요구불예금 감소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