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아닌 별정 집배원 과로사…2심도 “국가가 배상 책임”

과로로 사망한 별정우체국 집배원에 대해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2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1부는 오늘(12일) 고 곽현구 씨의 유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원고들에게 총 1억 9천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1심에서 선고한 손해배상액 2억 3천여만 원에 비해 다소 금액이 줄었지만, 공무원이 아닌 별정집배원의 실질적 사용자를 국가로 인정한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별정우체국은 우체국이 없는 지역에서 우편 배달 업무를 위해 개인이 설치·운용하는 기관으로, 소속 직원들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입니다.

앞서 곽 씨는 별정우체국 소속으로 아산우체국에 파견 명령을 받고 근무하던 중 2017년 4월 자택에서 돌연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곽 씨는 사망 전 3개월간 주 평균 62시간씩 일하며 과로한 사실이 확인돼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곽 씨의 가족들은 국가가 업무상 재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곽 씨가 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들과 사실상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한 점을 근거로 “대한민국이 망인의 실질적인 사용자임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족을 대리한 정병민 변호사는 선고 이후 “별정우체국 소속 집배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는 대한민국임을 분명히 했고 집배원들의 과로사에 대한 대한민국의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분명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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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