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후폭풍 지속…키움증권 초대형 IB 인가 좌초 가능성은?

윤정원 2023. 5. 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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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주가 조작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며 지난 4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더팩트 DB, 키움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연루 의혹으로 키움증권이 고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대형 IB(투자은행)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우려도 불거진다.

자기자본 4조 원 요건을 넘어선 키움증권은 지난해 국내 9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았다. 이후 전략기획본부 내 초대형 IB 전담 조직인 종합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으면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다. 발행공시나 신용평가 등 공모 규제를 받지 않아 발행 절차가 간편해 상시적인 자금수탁이 가능하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아 업무를 영위 중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키움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IB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익래 전 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에 대한 무혐의 결론이 나더라도 대주주 도덕성 결격사유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앞서 시장에서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가 조작 세력 내통설이 제기됐다. 김 회장이 대량 매도 폭락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3.65%)를 블록딜(시간외매매)로 대량 매매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 회장은 계좌잔고 및 거래내역을 공개하면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왔다. 그러나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지난 4일 김 회장은 605억 원 규모의 사회환원 계획과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현재 키움증권이 CFD 관련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 키움증권 임직원이 주가 폭락 전 미공개 정보를 확보했는지, 김 전 회장의 블록딜 과정에 불법은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재무 상태에서도 리스크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계좌 잔액 규모(5576억 원)는 교보증권(618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CFD 계좌 잔액이 많다는 건 주가 폭락 사태 후폭풍으로 미수채권이 발생했을 때 증권사 손실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18년 연속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의 명성에 금이 갈 공산도 크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시장 위탁매매 점유율은 19.6%로, 거래대금기준 시장점유율 1위다. 해외 주식 시장점유율은 35.4%로, 전체 리테일 시장점유율은 30.1% 수준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키움증권 주가 전망에 대해 "관건은 SG증권 사태와 금융당국의 조사 이후의 리테일 시장 내 지배력 변화 여부"라면서 "평판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독보적인 리테일 점유율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SG증권발 폭락사태로 피해를 입은 개인 투자자들이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면서 법적 리스크도 맞게 됐다. 지난 8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손해배상 소송을 의뢰한 2명을 포함해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묻고자 하는 투자자들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키움증권 주가에 대한 기대치도 낮추는 모습이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2만 원으로 11.1% 내렸고, 삼성증권은 기존 13만7000원 대비 8.8% 낮춘 12만5000원으로 조정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테일 약정 점유율 30%, 신용융자 점유율 15.7%로 국내 1위 사업자인 만큼 여타 증권사 대비 CFD 관련 위험 노출액과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자본 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해석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CFD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미수채권 발생과 일부 충당금 전입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2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풀이했다.

IB 추진 우려와 관련해서 키움증권의 고심은 커진 사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열심히 준비해오고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의 감사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답변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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