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이 그립다”…반도체 기업서 쏟아지는 ‘자제령’
각양각색 예산감축案 쏟아내
임직원 ‘체감 스트레스’ 커져
반도체 혹한기의 직격탄으로 올해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각양 각색의 예산감축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방안은 이미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에 공지됐다. 하지만 올해 2분기로 접어들면서 임직원들이 이러한 ‘자제령’에 대해 느끼는 ‘체감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말 임원·팀장의 업무추진비와 활동비를 30~50% 가량 삭감하는 등 지출 축소에 나서왔다. SK하이닉스 임직원은 활동비로 골프와 관련된 지출을 결제하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사적으로 골프를 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지만,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에는 스스로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위기 극복을 위한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도 진행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로 제시된 사내 연차 사용과 장기 휴가 장려방안이 채택됐다. SK하이닉스가 도입하려는 ‘휴가 사용 리워드 프로그램’은 보유 연차의 80% 이상을 사용한 임직원에게 복지 포인트 등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용비율 기준으로 80% 이상은 20만포인트, 90% 이상은 40만포인트, 100% 이상은 60만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임직원에게 제공되던 사내식당 저녁 ‘테이크아웃’도 자제하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임직원이 사내식당에서 무료로 저녁식사를 하거나 이를 포장해갈 수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저녁식사 포장을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할 수 있도록 자발적 동참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 삼성전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에 따라 소모품 비용과 해외출장 축소 등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골프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운동의 경우에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명확하다. 과거 비상경영에 돌입했을 때마다 ‘골프 자제령’이 떨어졌던 만큼, 혹시 모를 오해를 줄이고자 스스로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날씨가 풀리자 이같은 ‘자체 자제령’은 더욱 체감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역시 무료로 제공해왔던 사내 식당의 저녁 ‘테이크아웃’을 지난 1분기 중단하는 등 여러가지 ‘복지’ 정책을 경비절감 차원에서 멈추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예산감축 방안이 작년 말에 이미 내려졌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공개된 이후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도가 더 커졌다”며 “불과 1년 사이에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진 것에 아쉬워하는 임직원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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