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돔으로 ‘철벽 방어’ 이스라엘…팔 무장단체 사령관 2명 추가 사살
이집트 중재 휴전 협상 중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사흘째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이어갔고, 이슬라믹 지하드 사령관 2명을 추가로 사살했다. 이집트의 중재로 진행되던 휴전 협상도 중단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첨단 무기와 정보력을 동원해 이슬라믹 지하드를 강하게 압박하며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이집트와 유엔이 이스라엘과 이슬라믹 지하드의 휴전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이슬라믹 지하드 고위 인사 표적 살해가 계속돼 대화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 남부를 타격해 이슬라믹 지하드 로켓부대 사령관인 알리 하산 무함마드 갈리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사망한 갈리는 이슬라믹 지하드의 핵심 인물로, 최근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 발사에도 깊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후엔 이슬라믹 지하드 로켓부대 부사령관인 아흐메드 아부 다카도 이스라엘군 공격을 받아 숨졌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슬라믹 지하드 사령관 2명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며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부상자 4명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이슬라믹 지하드의 분쟁은 지난 2일 이슬라믹 지하드의 핵심 인물인 카데르 아드난이 이스라엘 감옥에서 86일간 단식 투쟁을 벌이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당시엔 양측의 단발성 교전으로 마무리됐지만, 극우 세력의 강한 요구를 받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9일 전격적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뒤 사흘째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반이스라엘 단체다. 미 CNN에 따르면 이슬라믹 지하드가 지난 9일부터 이스라엘로 발사한 로켓은 약 800발에 달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최첨단 방어 시스템으로 이슬라믹 지하드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줄기차게 지원을 요청했던 저고도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을 실전 배치했고, 중장거리 방공 시스템인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까지 선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슬라믹 지하드가 쏘아 올린 로켓 대부분을 공중에서 요격했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이스라엘 피해는 텔아비브 남쪽에 떨어진 포탄으로 노인 1명이 사망한 게 전부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정보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르 해군 소장은 이날 갈리 사살 작전을 설명하며 “정보기관 신베트의 정보가 큰 도움이 됐다”며 “테러범이 숨은 아파트를 찾아내 타격했고 이는 매우 정밀한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 가자지구뿐 아니라 서안지구에서도 작전을 전개해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 25명을 체포했다.
반면 이슬라믹 지하드에선 이날 숨진 사령관 2명을 포함해 총 5명의 고위 관리가 목숨을 잃었고 누적 사망자는 30명으로 늘었다. 팔레스타인 측은 사망자 가운데 최소 5명의 여성과 5명의 어린이가 포함됐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휴전은 요원해졌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아드난의 시신 반환과 고위 인사 암살 중단 등을 휴전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이스라엘은 어림도 없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누구든 우리를 해치려는 자는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엘리에제르 톨레다노 이스라엘군 남부 사령관도 “우리 작전의 무서움을 적이 깨닫기 위해선 더 많은 이슬라믹 지하드 사령관을 죽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의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가 1년 전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놨다. 아클레는 지난해 5월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북부 도시 제닌 난민촌에서 취재하다가 총격으로 숨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금까지 아클레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건 당시엔 그가 기자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견해를 유지해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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