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몬스터의 길어지는 프로모션, 묘수와 악수 사이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 몬스터가 데뷔 멤버를 확정했다. 1월 1일 론칭을 공식화한 베이비 몬스터가 최종 데뷔조를 확정기까지 5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YG엔터테인먼트가 베이비 몬스터의 탄생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로 인해 길어지는 데뷔 프로모션이 자충수가 될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월 1일 론칭을 공식 발표한 베이비 몬스터는 지난 3월부터 데뷔 서바이벌 'Last Evaluation'을 진행했다. 7명의 연습생 중 5명의 데뷔조를 선발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28일 8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됐고 2주의 기간을 거쳐 12일 최종 데뷔조가 발표됐다.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가 최초 발표한 데뷔조는 루카, 라피타, 아현, 하람, 치키타였다. 로라는 YG의 또 다른 걸그룹에 합류하고 아사는 일본에서 선보일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추후 활동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양현석 프로듀서는 "7인조 데뷔를 원하는 팬들이 98%, 99%에 가까운데 그 의견을 무시하고 원래 계획대로 맞느냐 틀리느냐에 대한 혼돈이 있었다"며 결국 7명의 멤버를 모두 함께 데뷔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7명의 베이비 몬스터는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가을 정식으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베이비 몬스터의 데뷔 과정은 그룹 스트레이 키즈를 떠올리게 한다. 스트레이키즈는 베이비 몬스터와 마찬가지로 회사에 속한 9명의 연습생이 7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서바이벌을 통해 데뷔했다. 두 명의 연습생은 방송 도중 탈락했지만, 마지막 화에서 7인조와 9인조 데뷔를 놓고 시청자 투표를 받았고 9인조 데뷔가 7인조 데뷔보다 많은 표를 받으며 방송에 참여한 모든 멤버가 데뷔하게 됐다. 스트레이 키즈의 데뷔 당시 9인조 데뷔에 관한 지지율은 96%에 달했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 역시 7인조 데뷔에 대한 압도적 지지율이 마음을 바꾼 계기라고 밝혔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심각한 결점을 보여주지 않은 이상,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연습생들에게 동화되고 응원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데뷔와 완전체 데뷔라는 선택지를 보여준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전체 데뷔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7명의 멤버를 모두 데뷔시키기로 한 YG의 선택이 짜여진 각본이었는지, 혹은 실제로 2명의 멤버를 탈락시킬 계획이었는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1월 1일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콘텐츠를 보여주며 오랜 기간 노출시키는 전략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끌어모아 탄탄한 코어 팬덤을 확보한 채 데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비 몬스터의 데뷔조 공개 라이브에는 5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리며 이미 많은 팬덤을 확보했음을 증명했다. 특히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멤버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멤버가 가진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동시에 개인에 대한 반응과 팬덤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뷔 프로모션이 길어진다고 무조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1월 1일 론칭을 발표한 베이비 몬스터는 7명의 연습생을 소개하는 데에만 3개월의 시간을 투자했다. 돌연 서바이벌이 발표되며 데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개월에 걸쳐 진행된 서바이벌은 탈락자 없이 끝났고 베이비 몬스터는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론칭 발표 후 5개월이 흘렀지만 데뷔를 위한 스텝을 밟아나간다는 느낌보다는 계속해서 멤버를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 사이 경쟁 상대들은 프로모션이 아닌 직접적인 활동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시선이 분산될 수도 있다. 양현석 프로듀서 스스로의 말처럼 "이미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에 너무 많은 고민을 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 것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YG가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베이비 몬스터는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되는 걸그룹이기 때문이다. 베이비 몬스터는 YG가 무려 7년 만에 내놓는 걸그룹이다. 전 세계적 걸그룹으로 성장한 블랙핑크는 올해 계약이 만료된다. 현재 전원 재계약 쪽으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설사 전원이 재계약을 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팬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신인 걸그룹의 성장은 중요하다.
또한, 최근 4세대를 이끌어 가고 있는 걸그룹을 살펴보면 데뷔 앨범부터 팬덤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으며 놀라운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기획사인 YG 출신 베이비 몬스터의 데뷔는 이미 자리를 잡은 이들 걸그룹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베이비 몬스터의 데뷔 프로모션은 길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멤버들을 보여주며 점차 스며들게 만드는 YG의 전략이 '희대의 묘수'가 될지 '장고 끝에 둔 악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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