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전 사장 “전기료 인상 불가피…사장직 내려놓을 것”

김형욱 2023. 5. 12. 14: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5조원+α 추가 자구계획 발표 후 사의 밝혀
"자구노력 및 경영혁신 차질없이 추진할 것"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승일 한국전력(015760)공사 사장이 전기요금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국민의 이해를 당부했다. 또 국민 여러분에게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2일 오전 나주 본사에서 추가 자구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전)
정 사장은 12일 ‘전기요금 정상화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정부·여당(당정)은 4월 초 적용했어야 할 한전의 2분기 전기요금 조정 계획을 보류한 채 정 사장 사퇴를 포함한 한전의 추가 자구안을 요구해 왔다. 정 사장은 이날 5년 20조1000억원 규모의 기존 자구안을 25조원 플러스 알파(+α)로 늘린 추가 자구안을 내놓은 후 사의를 표명했다.

정 사장은 “전기요금과 관련해 국민에게 부담을 드려 매우 송구하다”며 “한전은 더 막중한 책임감으로 오늘 발표한 자구노력 및 경영혁신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1분기 이후 유보됐던 전기요금 조정 절차의 첫 단추인 자구노력 계획을 발표하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기요금 정상화는 한전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중요한 디딤돌”이라며 “요금 정상화 지연 땐 전력 안정 공급 차질과 한전채 발행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경제 전반에 끼칠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전기요금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의 깊은 이해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재작년 말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여파로 2021년 5조8000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2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이 12일 발표 예정인 올 1분기에도 5조원대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이 자금난 속 국내 전력 공급을 위해 초우량 채권이 한전채 발행량을 늘리며 국내 채권 시장에 돈줄이 마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전채 누적 발행 잔액은 최근 76조원을 돌파했다.

한전은 정부의 승인 아래 지난해 국내 가정·기업 전기요금을 약 30% 올렸으나 석탄·가스 등 주요 발전 연료 수입단가가 몇 배씩 오르는 통에 전기를 밑지며 파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정 사장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사용하는 전기에는 한전 임직원의 땀방울이 녹아 있다”며 “한전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국민경제 부담을 완충하고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불철주야 소임을 다했다는 걸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어 “오늘자로 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한전은 당분간 경영진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전은 비상경영체제에서도) 다가오는 여름철 비상전력 수급 안정 운영과 작업현장 산업재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진정한 국민 기업이자 국가 자산인 한전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든든한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전문이다.

전기요금 정상화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한국전력공사 사장 정 승 일입니다.

평소 한국전력에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전기요금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에 한국전력은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절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오늘 발표한 자구노력 및 경영혁신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금년 1분기 이후 유보되었던 전기요금 조정절차의 첫 단추인 자구노력 계획을 발표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전기요금 정상화는 한전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현재 전력 판매가격이 전력 구입가격에 현저히 미달하고 있어 요금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전력의 안정적 공급 차질과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이를 감안하여 전기요금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벌써 1년이 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한전은 국민경제 부담을 완충하는 역할과 함께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불철주야 소임을 다해 왔습니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전기에는 한전 임직원들의 땀방울이 녹아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오늘 자로 한국전력공사 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당분간 한국전력의 경영진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고, 다가오는 여름철 비상전력 수급의 안정적 운영과 작업현장 산업재해 예방에도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진정한 국민 기업이자 국가의 자산인 한국전력이 국민 여러분께 신뢰를 회복하고 든든한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 5. 12. 한국전력공사 사장 정승일

김형욱 (ner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