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어 교재로 디즈니 ‘겨울왕국’ 사용…“상류층 자녀들만”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3. 5. 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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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에게 해외 영화나 방송 시청을 금지한 북한이 상류층 엘리트 자녀들이 다니는 중학교에서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영어 교육에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학교 교육과정 변경을 독려한 뒤 평양 세고리중학교가 2013년 디즈니의 '겨울왕국'을 학생들의 영어 회화 교육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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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엘리트 학교인 세거리초급중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하는 모습. KCTV 캡처

주민들에게 해외 영화나 방송 시청을 금지한 북한이 상류층 엘리트 자녀들이 다니는 중학교에서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영어 교육에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학교 교육과정 변경을 독려한 뒤 평양 세고리중학교가 2013년 디즈니의 ‘겨울왕국’을 학생들의 영어 회화 교육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5일 북한 주민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세거리초급중학교 교실에서 북한 학생들이 ‘겨울왕국’을 한글 자막과 함께 시청하는 장면이 나왔다. 교실 칠판에는 ‘겨울왕국’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인 “Do you wanna build a snowman?(눈사람 만들래?)”가 적혀 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수업과 관련해 “김정은의 독려로 영어 수업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영어 회화를 가르친 북한 교사는 “문법 중심에서 회화 중심으로 수업을 바꾼 뒤 학생들이 수업에 더 흥미를 갖게 됐다”고 했다.

매체는 다만 다큐멘터리에 나온 세거리초급중학교가 평양의 고위 간부 자녀들이 다니는 엘리트 학교임을 언급하며 “미국 영화 사용이 아직까진 ‘상류층 엘리트’ 자녀에게만 허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영화도) 교육 목적으로 특정 장면을 따로 편집해 사용하도록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2020년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는 법을 제정해 해외 영화나 방송, 음악 등을 접하는 주민을 처벌해 왔다. 북한 당국의 승인 없이 디즈니 영화 같은 해외 콘텐츠를 시청하면 처형당하거나 무기징역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허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북한 매체는 평양에 있는 한 아동병원 복도가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 캐릭터들로 꾸며진 모습을 송출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시장 가판대에서 ‘니모를 찾아서’, ‘미녀와 야수’ 등 애니메이션 DVD가 판매되기도 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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