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불황 속 상장 강행하는 '진영', 흥행 성공할까
기사내용 요약
공모로 조달한 자금 '공장 이전·마케팅·신사업' 등에 활용
16~17일 수요예측, 22~23일 청약…공모 희망가 3600~4200원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 기업 진영이 이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진영은 한샘, 현대리바트, 퍼시스, 한솔홈데코 등 국내외 주요 가구 제조기업에 플라스틱 소재의 마감용 필름과 시트를 주로 납품하는 회사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투자시장 한파에 IPO(기업공개)를 앞둔 업체들이 줄줄이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특히 가구 업계는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진영은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의 기술력을 내세워 청약 흥행을 이끌어 낸다는 포부다.
심영수 진영 대표이사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핵심 사업인 가구와 인테리어 표면 마감재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 가전제품과 주방용품 내외장재, 건축자재 등 신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건축 및 가구업계 침체로 한샘, 현대리바트 등 국내 핵심 고객사 실적 저조 영향으로 진영의 실적도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올해부턴 해외 수출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 국내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시장 한파에 업황 불황까지 겹쳐 기대했던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공모가격이 얼마에 형성될 지 모르겠지만 상장 후 해외 실적과 신사업 성과를 중심으로 주가 부양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영은 이번 공모로 확보한 자금으로 공장 부지 매입과 시설투자, 연구개발 등의 운영자금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부는 차입금 상황에 투입해 재무구조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에 가구 소비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진영이 청약 흥행 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물음표를 던졌다.
가구산업은 코로나19와 함께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에는 업황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원자재와 물류비 변동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진영이 납품하는 대표 고객사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은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한샘은 지난해 상장(200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적자(217억원)를 냈으며, 현대리바트도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의 인수 이후 첫 영업손실(185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은 업황 부진에 지난해부터 제품 가격을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인상했음에도, 올해 1분기 역시 각각 157억, 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가구업계 불황은 진영과 같은 건자재 제조업체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진영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481억원으로 전년(593억)보다 112억원 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8% 가량 줄었다. 작년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3억원으로 전년(52억원)보다 3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은 진영에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증권신고서를 보강할 것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진영의 수요예측 일정도 한달 가량 뒤로 밀리기도 했다. 정정 신고서에서는 전방산업의 업황 변동 가능성과 향후 사업전략 등이 추가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어 가구업계나 인테리어 원자재, 부품 제조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업황 불황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제대로된 기업 가치평가를 받지 못한다거나 실적부진이 예상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영은 이번 공모 과정에서 신주 425만주를 발행할 예정. 주당 공모 희망가는 3600~4200원이다. 밴드 최상단 기준 약 178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오는 16~17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5월 22일과 23일 청약을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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