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더 웃겨? 예능 속 '우먼파워'[Oh!쎈 펀치]
[OSEN=김나연 기자] 예능 프로그램에 부는 '여풍(女風)'이 거세다. 대부분의 예능 속 성비가 남성 출연진에 치우쳐 있는 가운데, 메인 출연진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예능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장르도, 조합도 다양한 여성 예능이 연달아 시청자들과 만나며 각기다른 케미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 것을 예고했다.
지난 3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ENA 예능프로그램 '혜미리예채파'는 '놀라운 토요일' 이태경 PD와 혜리가 의기투합해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혜미리예채파'는 외딴 산골에서 안락한 정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혜미리예채파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혜리를 필두로 (여자)아이들 미연, 안무가 리정, 아이즈원 출신 가수 최예나, 르세라핌 김채원, 방송인 파트리샤가 출연한다.
방송은 여섯 멤버들이 다양한 퀘스트를 통해 생활에 필요한 물품과 식품을 얻어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혜미리예채파'는 프로 방송인과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MZ' 출연진들이 한데 모여 펼치는 독특한 조합과 케미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OTT 콘텐츠 순위 집계 결과 15~29세 패널은 '혜미리예채파'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연진들의 연령대가 어린만큼 젊고 풋풋한 에너지로 1020세대의 호응을 얻은 것.
그런가 하면 12일부터는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2'(이하 '지락실2')가 방송된다. '신서유기'의 여자판이라고도 불리는 '지락실' 시리즈는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4명의 용사들이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치는 나영석PD의 새로운 여행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지난해 9월 시즌1 종영 후 뜨거운 호응 속에서 기존 멤버들 전원이 시즌2로 다시 뭉치게 됐다.
개그우먼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래퍼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으로 구성된 '지락실' 멤버들은 나영석PD조차 통제 불가능한 독보적 에너지와 케미로 사랑받았다. 공개 전까지만해도 예측할 수 없었던 네 출연진들의 조합은 비드라마 TV 화제성 차트에서 4주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이었고, 출연진 또한 '지락실'을 통해 뛰어난 예능감을 인정받으며 단숨에 '예능 샛별'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지구로 재 탈출한 토롱이를 잡기 위해 경력직 지구 용사 4인방이 이번에는 겨울왕국 '핀란드'와 신들의 섬 '발리'에서 예측불허 대모험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더욱 커진 스케일 속에서 빛날 4인방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혜미리예채파'와 '지락실2'가 젊은 MZ세대들을 앞세우고 있다면, 보기만 해도 포스에 압도되는 '언니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도 오는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김태호PD가 연출하는 '댄스가수 유랑단'은 지난해 방영된 TVING '서울체크인' 촬영 중 이효리의 제안에서부터 시작된 프로그램. 당시 이효리는 김완선, 엄정화, 보아, 화사와 만난 자리에서 댄스가수 전국 투어 콘서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올해 2월 정식 론칭 소식을 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앞서 엄정화, 이효리, 화사는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도 '환불원정대'라는 프로젝트 그룹 활동을 했던 바. 여기에 또 다른 레전드 솔로가수 김완선, 보아까지 합류해 전국을 돌며 특별한 유랑공연을 선사한다. 198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세대에서 활동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다섯명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함께 꾸미는 무대는 대중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공연 티켓 역시 오픈한지 얼마 되지않아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정도.
생존 서바이벌 예능에도 '여풍'이 불었다. 오는 30일 첫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사이렌: 불의 섬'은 오로지 최강의 피지컬을 가진 여성들간의 치열한 사투를 그리며 그들의 뜨거운 연대와 경쟁을 담아낼 예정이다.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이다.
'사이렌: 불의 섬'의 경우 연출을 맡은 제작진 또한 여성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앞서 이은경 PD는 "여성이 주인공인 스포츠 만화가 많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정, 노력, 승리'가 담긴 진한 여성 서사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뜻을 전했던 바. MC 없이 오로지 경찰, 소방, 경호, 스턴트, 군인, 운동선수까지 직업의 명예를 건 여성들의 한계를 뛰넘는 싸움과 드라마틱한 서사, 케미 등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2021년과 2022년, 시즌1, 2 모두 성공을 거뒀던 TVING 예능 '여고추리반' 또한 올해 시즌3 공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고추리반'은 '더 지니어스', '대탈출' 등을 연출한 정종연PD표 미스터리 어드벤처 예능. 지난해 12월 TVING은 2023년 공개 예정인 오리지널 라인업을 통해 '여고추리반 시즌3' 제작을 공식 발표해 시리즈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아나운서 박지윤, 개그우먼 장도연, 연반인 재재, 가수 비비, 최예나로 구성된 여고추리반 멤버들은 주어진 미스테리를 하나씩 풀어나가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갔다. 몰입감 넘치는 세계관과 그 속에 빠져들어 진지하게 추리에 임하는 멤버들간의 호흡이 추리물 매니아층의 팬심을 자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시즌2에서는 보다 확장된 세계관으로 완성도를 높여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여성 출연진들만 나오는 프로그램을 기피하고, 그저 '홍일점' 정도로만 활용하거나 꼭 남성 출연진 한두명을 끼워넣으려고만 했던 방송가 분위기도 이제는 달라진 젠더 감수성을 따라 점차 변화하고 있다. 온전히 여성 출연진 조합만으로도 충분한 흥행과 화제성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 부분. 더군다나 그동안 많은 손길이 닿지 않았던 만큼 더 새롭고 다양한 조합이 만들어질수 있다는 점, 흔한 포맷에서 성별만 바뀌어도 신선한 재미가 보장된다는 점 또한 여성 예능이 가진 강점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점점 거세질 '여성 예능'들의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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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NA, tvN, TVING,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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