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지주사 전환 신성장 동력 찾는다…돌아온 장세주 ‘진두지휘’
동국제강 최삼영·동국씨엠 박상훈 체제 출범
친환경 철강 사업 집중·컬러강판 100만t 체제로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동국제강이 창립 69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대전환한다. 지난해 8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풀린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약 8년 만에 복귀, 지주사 전환과 그룹의 신사업 발굴 등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12일 서울 중구 본사 페럼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또 지주와 사업 기능을 분리하고, 주력인 철강 사업을 전문화하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안도 승인했다.
동국제강은 인적분할과 현물출자를 통해 단계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한다. 우선 다음달 1일자로 존속회사 동국홀딩스(회사명은 모두 가칭)와 신설회사 동국제강(열연), 동국씨엠(냉연)으로 인적분할한다. 각 사 최고 경영진도 진용을 갖췄다.
장세주 회장은 존속법인 동국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동생인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구상한다. 특히 회사는 장 회장의 선임을 두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지주회사는 전략적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으로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장 부회장은 “철강 사업과 연관된 소재, 부품, 장비 등 분야를 최우선 검토하겠다”며 “지주사 전환 후 벤처캐피탈을 설립 혹은 인수를 추진해 신수종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 동국제강은 최삼영 부사장이, 동국씨엠은 박상훈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신설 사업회사는 미래 성장 전략을 독립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동국제강은 대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1954년 설립된 동국제강은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70주년을 앞두고,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준비에 돌입하는 셈이다.
이번 지주회사 체제는 철강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최근 철강업계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따라 성장 둔화에 직면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조강생산량은 22~25억t(톤)으로 예상된다. 1990년에서 2020년까지는 연평균 성장률이 3%에 달했지만, 향후 예측 연평균 성장률은 1%에 그친다.
이에 신설 열연사업회사 동국제강을 이끄는 최삼영 부사장은 중장기 친환경 성장전략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기존 철강 사업에서 나아가 설비투자, 공정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한다. 최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인천·당진·포항공장을 모두 거친 ‘현장통’으로 불린다. 설비·생산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신설 냉연사업회사 동국씨엠은 박상훈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DK컬러 비전 2030’ 실현을 이끈다. 2030년 컬러강판 관련 매출 2조원, 100만t 생산체제 구축이 목표다. 박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부산공장장과 냉연영업실장을 역임하며, 현장과 실무 경험을 두루 쌓은 냉연 분야 전문가다.
존속법인 및 신설법인 2개사는 오는 16일 변경 상장 및 재상장한다. 기존 회사 주주는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 비율에 따라 동일하게 주식을 분할 배분 받는다.
동국제강은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등 추가적인 절차를 마무리한 후 10월 말 지주사 체제 전환을 신고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지주사 체제 구축 후 자사주 취득 소각 등 주주 환원 방안도 추가적으로 검토한다.
장세주 회장은 이날 임시주총 종료 후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데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 부어 동국제강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해서는 “일본, 미국 등 국제 관계 속 철강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자동차 산업 변화에 따른 특수 소재 등 부품 분야 첨단 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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