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후쿠시마 시찰단, 20명 내외 구상…방류 전반 검토"(종합)

한혜원 2023. 5. 1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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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 채취' 아니라 '현장 확인'에 가까워"…오후 양국 국장급 실무협의
"안전규제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민간전문가 참여 가능성 작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 관련 발표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5.12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 과정을 검토하는 현장 시찰단 파견과 관련, "시찰 활동의 목적은 해양 방류 과정 전반에 걸쳐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정부는 시찰단 파견이 '시료 채취' 등을 포함한 자체 별도 검증이 아닌, 방류 시설 과정과 검증 근거를 눈으로 직접 보고 오는 '현장 확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시찰단 파견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시찰단은 오염수 정화 및 방류시설 전반의 운영 상황과 방사성 물질 분석 역량 등을 직접 확인하고, 우리의 과학적·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정상회담에서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시찰단은 오는 23∼24일 파견된다. 한일 외교당국은 이날 오후 국장급 실무협의를 열고 구체적인 파견 인원수와 구성원, 시찰 범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차장은 시찰단 인원에 대해선 "안전규제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할 것"이라며 "규모를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으나 현재는 20명 내외로 구성할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찰단에 민간 전문가나 시민단체 구성원이 포함될 가능성은 작다.

박 차장은 "일본 정부는 이번 시찰단 파견을 정부 대 정부, 국가 대 국가의 문제로 보고 있어 민간 영역의 참여는 아직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영역에 접근하게 되기에 한국 언론이 동행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한국 측에 설명하겠다'면서도 '한국 시찰단의 역할이 오염수의 안전성 평가는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밝게 웃으며 악수하는 한일 정상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5.7 kane@yna.co.kr

박 차장은 이 같은 견해차가 외교적인 표현의 차이라고 부연했다.

박 차장은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검증 기관으로서 시료 채취와 분석을 하고 있고, 그 팀에 한국도 들어가 있기에 분석 과정에 이미 한국 정부가 참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또 시료 채취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제기구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박 차장은 다만 "그럼에도 한국도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에 추가로 확인을 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현장에 가면 안전성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 질문, 시설 확인 등이 이뤄질 것이다. 이틀간 오염수 방류의 모든 과정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으로 발생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해 지금까지 1천68개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여름부터 이 저장된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현재는 국제적 합의에 따라 IAEA가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5차례 검증 보고서가 나왔고, 다음 달 말 최종 결과를 담은 종합 보고서가 발표된다.

검증을 진행하는 IAEA 태스크포스(TF)에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 전문가 김홍석 박사도 동참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이 IAEA 회원국으로서 정보 접근성이 높은 이점이 있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추가 자료도 4차례 이상 받았다고 밝혔다.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은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NRA)와 도쿄전력 등에서 시료 채취·분석 관련 자료를 받았고 알프스 내부 흡착제, 필터 등 기술적 요소에 대해서도 자료를 받았다"며 "현장에 가면 직접 설비를 볼 수 있고 로데이터(원자료) 등도 종합적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찰단 파견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허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차장은 "절대 그럴 일은 없다"며 "수산물은 더 이상 문제없다는 것이 입증되고 국민들도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차장은 오염수를 일본 측 지칭대로 '처리수'로 바꿔 부를지 여부는 실무협의 논의 내용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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