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날 1위 했지만…프라임타임서 밀려난 ‘문재인입니다’

김은형 2023. 5. 12. 11: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 (이창재 감독)가 개봉 첫날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주요 극장들이 퇴근 뒤인 오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이른바 프라임타임에 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은 탓이다.

10일 상영기록을 보면 전국 421개 극장 에서 1303회 상영됐는데 이 가운데 오후 6시~저녁 8시에 시작되는 프라임타임의 회차는 21회에 불과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체 상영회차 1300회 중 21회만 프라임타임 상영

10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이창재 감독)가 개봉 첫날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주요 극장들이 퇴근 뒤인 오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이른바 프라임타임에 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은 탓이다. 작품 성격상 30~50대가 전체 관객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영화의 관람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문재인입니다>는 개봉 첫날인 10일 1만2702명이, 둘째 날인 11일 1만2011명이 보고 갔다. 개봉 첫날 전체 흥행 3위(한국영화 1위)로 2위를 차지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2천명 정도 차이 나는 기록이다.

하지만 극장 상영회차를 들여다보면 <문재인입니다>가 웃을 수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10일 상영기록을 보면 전국 421개 극장 에서 1303회 상영됐는데 이 가운데 오후 6시~저녁 8시에 시작되는 프라임타임의 회차는 21회에 불과하다. 극장에 거의 걸리지 않은 셈이다. 전체 관객수 12702명 가운데 이 시간대 관객은 600여명에 불과했다. 11일 기록도 비슷하다. 전체 1273회 상영에 텀블벅 후원 관객을 위한 대관 회차를 빼면 30회 정도만 프라임타임에 상영했다.

대규모 멀티플렉스들이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들에 프라임타임을 내주는데 인색한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처럼 전체 회차에서 3%도 안되는 수준으로 프라임타임 상영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개봉 첫주이고 이 작품이 가진 화제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영화를 제작한 다이스필름의 김성우 대표는 “통상적으로 당일 오후 5시까지의 관객 스코어를 보면 그날 전체 스코어를 가늠할 수 있다. 아동작품이 아니면 오전 오후 관객의 50% 정도가 저녁 프라임타임에 관람한다. <문재인입니다>는 오후 5시까지 1만2000명이 들어 보수적으로 봐도 1만6000명 이상을 예상했는데 1만2700명으로 집계가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관객수 흐름이라면 6000명 가까이 들어야 할 저녁 관객수가 상영관을 지나치게 줄이면서 600명 정도에 머물었다는 얘기다.

특히 30~50대가 이 영화의 주요관객층임에도 직장인 관객은 상영관을 찾기 힘들어 영화를 보기 힘들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회사원 김영선씨(52)는 “영화를 보려고 용산씨지브이(CGV) 예매를 하려는데 오후 1시, 3시, 밤 11시, 새벽 1시대 회차밖에 없었다. 직장인은 영화를 보지 말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영화 내용에선 빠졌지만 개봉 전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 <다쓰뵈이다>에서 영화를 통해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나오면서 극장들의 눈치 보기가 납득할 수 없는 상영관 운영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아저씨 > <우는 남자> <미씽:사라진 여자> 등을 제작한 바 있는 김성우 대표는 “30년간 영화를 해왔지만 이 같은 상영관 운영은 처음 봤다”면서 “최소 10%만 프라임타임 대 상영을 열어줬어도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문제는 이 관객수 결과를 바탕으로 주말 상영관 수를 조정한다. 관객들이 제대로 영화를 볼 수 없게 하고 관객수가 적으니 스크린수를 줄인다는 극장 쪽의 일방적 논리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