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프리미엄 와인 시장 큰손"… 아르헨 부호 방한 [김태욱의 세계人터뷰]
'진한 적색 와인'으로도 불리는 말벡 와인의 약 70%는 오늘날 본령 보르도가 아닌 아르헨티나 멘도사주에서 생산된다. 말벡은 지난 1960년대 이미 아르헨티나 와이너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품종으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말벡 와인은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량의 절반에 이른다.
머니S는 아르헨티나 와인 업계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루이지 보스카(Luigi Bosca)의 최고경영자(CEO) 알베르토 아리수와 카테나 사파타(Catena Zapata)의 마르셀로 마라스코 아시아태평양·아프리카 지역 총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루이지 보스카와 카테나 사파타는 수카르디 발레 데우코, 루티니 등과 함께 '아르헨티나의 4대 와이너리'로 꼽힌다.
아리수 CEO는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역을 기반으로 한 루이지 보스카 창업자의 4대손으로, 아르헨티나 와인협회장을 10년 동안(2010~2020년) 역임한 인물이다. 아리수 CEO와 마라스코 총괄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포시즌스서울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와인 시음회(주한 아르헨티나대사관 주최)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멘도사 지역이 와이너리 사업에 적합한 이유로 그는 "고산 지대인 멘도사 지역에서 강한 햇빛을 보고 자란 말벡은 고품격 와인을 위한 필수요건"이라며 "칠레산 와인보다 아르헨티나산 와인이 중남미 와인 시장을 지배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멘도사주의 루한데쿠요, 바예데우코, 마이푸, 투누얀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한다"며 "이 가운데 투누얀 지역에 위치한 와이너리는 해발고도 1150미터를 자랑한다. 말벡 와인 생산을 위한 지역이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선 칠레 와인이 아르헨티나 와인보다 유명하다'는 지적에 "칠레의 경우 와인 전체 생산량의 30%가 내수용"이라며 "70%는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헨티나는 반대다. 아르헨티나는 70%가 국내(아르헨티나)에서 소비된다"고 설명했다.
와인의 30%만 외수용임에도 글로벌 와인 업계에서 차지하는 아르헨티나의 위상은 상당하다. 중남미와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의 위상이 이를 증명한다.
프리미엄 시장을 설명하던 그는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인구는 적지만 프리미엄 와인의 선호도가 높다"며 "전 세계 프리미엄 와인 소비량을 볼 때 한국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단히 특별한 나라"라고 밝혔다.
그는 "프리미엄 외 일반 아르헨티나산 말벡 와인도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 와인은 주로 미국과 영국,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수입한다"고 설명했다.
알프레도 바스쿠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 역시 이날 축사를 통해 자국 와인 산업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바스쿠 대사는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 7대 와인 생산국"이라며 "수출 규모로는 세계 8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1년 기준 아르헨티나에는 1217개의 와이너리가 있다"며 와인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태욱 기자 taewook97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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