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59타… 노승열, 깨진 드라이버로 11언더 60타

■ AT&T 바이런 넬슨 1R… 생애 최저타로 ‘깜짝 선두’
보기없이 이글 1개 버디 9개
스콧 등 공동 2위에 3타 앞서
12번홀서 헤드에 금…타구 쏠려
16번홀 가서야 드라이버 교체
2014년 취리히클래식 우승뒤
좋은 성적 못내다 경기력 폭발

노승열이 1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 1라운드 14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노승열(32)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 달러) 첫날 11언더파를 쓸어담으며 깜짝 선두에 올랐다. 노승열은 드라이버 헤드가 깨지는 상황에서도 ‘꿈의 59타’에 1타 부족한 코스 레코드 타이를 기록했다.

노승열은 1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챙기며 11언더파 60타를 적어냈다. 60타는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이자 노승열의 생애 최저타다. 노승열은 공동 2위 애덤 스콧(호주)과 더우쩌청(중국·이상 8언더파)에 3타 앞선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노승열은 12번 홀(파4)에서 티샷한 후 뭔가를 감지한 듯 피식 웃었다. 공이 잘 맞았는데도 오른쪽으로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노승열은 “드로를 치려고 했는데, 70야드(약 64m) 오른쪽으로 쏠렸다”며 “임팩트 때 묘한 느낌을 받았다. 드라이버 헤드에 금이 가 있었는데, 오늘 이전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노승열은 그러나 드라이버 헤드를 곧바로 바꿀 수 없었다. 규정에 따르면 클럽은 단순한 균열로는 교체할 수 없다. 할 수 없이 13번 홀(파4)에서 깨진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는데, 이번엔 예상보다 더 왼쪽으로 공이 쏠렸다. 그리고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금속 부분이 완전히 분리될 정도로 파손된 걸 확인한 후 16번 홀(파4)부터 헤드를 교체한 드라이버를 쓸 수 있었다. 노승열은 14번 홀(파4) 티샷을 3번 우드로 시도했음에도 버디까지 챙겨 박수를 받았다.

드라이버 파손에도 불구하고 노승열이 생애 최저타를 남길 수 있었던 건 빼어난 쇼트게임 때문이다. 노승열은 이날 그린을 5차례나 놓쳤고, 벙커엔 3차례 빠졌다. 하지만 퍼트 수를 21개로 막았고, 파온 했을 때 평균 퍼트는 1.231개로 이 부문 1위였다. 노승열은 “오늘은 단지 첫날이다. 스코어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버디를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노승열이 12일 오전(한국시간)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 1라운드 14번 홀에서 드라이버 헤드를 점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991년생인 노승열은 2012년 PGA투어에 데뷔, 많은 기대를 모았다. 2013∼2014시즌엔 취리히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고, 통산 톱5 4회, 톱10 12회에 그쳤다. 노승열은 2017년 군에 입대, 2019년 8월 전역 후 복귀했으나 올 시즌엔 낮은 PGA투어 출전권 순위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12차례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해 RSM 클래식 공동 15위. 그러나 이날 생애 최고의 경기력을 뽐내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통산 2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김시우는 6언더파 65타를 작성,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배상문과 강성훈, 김성현은 나란히 5언더파 66타를 남겨 공동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병훈은 4언더파 67타로 공동 31위에 등록됐다. AT&T 바이런 넬슨 3연패에 도전하는 이경훈은 1언더파 70타로 공동 89위, 김주형은 이븐파 71타로 공동 104위에 올랐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