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수베로 감독, 그럼에도 한화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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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3년의 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한화 이글스를 떠났다.
수베로 감독은 별도의 고별사를 남기지 않은 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떠났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수베로 감독은 한화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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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국 3년의 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한화 이글스를 떠났다. 삼성 라이온즈에 3년 만의 위닝 시리즈를 거둔 11일 경기 직후 전격적으로 경질 통보를 받았다. 수베로 감독은 별도의 고별사를 남기지 않은 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떠났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수베로 감독은 한화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2020시즌을 마친 뒤 리빌딩과 중장기 육성을 전면에 내건 한화가 적임자로 선택한 인물. 켄리 잰슨 등 미국 메이저리그 스타로 발돋움한 선수들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마이너리그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그가 한화의 체질을 바꿀 것이란 기대가 컸다.
수베로 감독 취임 후 한화는 여러 면에서 달라졌다. 활발한 소통 속에 만년 하위권을 맴돌며 침체됐던 더그아웃 분위기가 밝아지기 시작했고, 10개 구단 중 가장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특히 매 이닝 경기 상황과 타자 성향, 볼 카운트에 따라 바뀌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펼치면서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넣기도 했다.
육성 발판 역시 확고해졌다. 수베로 감독은 퓨처스(2군)팀을 이끄는 최원호 감독과 매달 소통하면서 1군-퓨처스 통합 육성 시스템을 이끌었다. 퓨처스 코치진에게 받는 리포트를 토대로 선수 성장세를 체크하고, 1군에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윤대경 김태연 김인환 등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1군으로 진입하는 효과를 얻었고, 젊은 투수들 역시 이닝-투구 수 관리를 받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실패할 자유'를 거론하며 선수들에게 두려움 없는 플레이를 주문했다. 리빌딩에 초점이 맞춰진 젊은 선수단에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기 중 스스로 나서 심판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은 다소 과격하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경기를 '전쟁'에 비유할 정도로 승부욕이 넘치고 선수들 전면에 나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지도자 성향의 표출이기도 했다. 성과가 나오지 않는 선수에게도 확실한 이유와 보완점을 설명하고 퓨처스로 내려보내는 등 각별한 신경을 썼다.
리빌딩은 도약으로 가기 위한 준비 단계다. 수 년간 실패를 거듭해온 한화는 생소한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기존 시스템을 뜯어 고치고 새로운 시작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 때문에 수베로 감독 역시 임기인 3년 동안 리빌딩을 준비하고 초반 토대를 닦을 적임자로 여겨졌고, 이후의 행보는 다른 이에게 바통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이랬던 그는 한화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영입에 나서며 리빌딩에서 윈나우로 팀 기조를 바꾸면서 결국 재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가 리빌딩이라는 가시밭길을 헤쳐 나아가는 동안 방패막 역할을 해줄 지도자였다.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국내 지도자와 다른 입장에서 뚝심 있게 리빌딩 기조를 이어간 것만으로도 그의 임무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궂은 일을 처리한 수베로 감독을 연승 직후 경질로 내보낸 점은 타이밍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냉정하게 볼때 수베로 감독 시절의 한화에 '성공'이란 꼬리표를 붙이긴 어렵다. 리빌딩이라는 보이지 않는 성과보다는 최하위라는 성적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 그러나 한화는 수베로 감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기 시작했고, 올 시즌 그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비록 결별이라는 아쉬운 타이틀로 마감됐지만, 한화가 수베로 감독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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