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몬테네그로에서 첫 재판···재산 묻자 “아파트 1채”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가상통화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에 대한 첫 재판이 1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열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는 이날 오후 12시30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금으로는 각각 40만유로(약 5억8000만원)를 제시했다.
상·하의 모두 검은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한 권 대표는 이바나 베치치 주임 판사가 보석금은 누가 내느냐고 묻자 “아내가 낸다”고 답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권 대표는 재산 규모를 묻는 질문에 “한국에 아파트 1채가 있다”고 답했다. 아파트 이외의 재산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언론 앞에선 밝히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베치치 판사는 권 대표가 재산 규모를 정확하게 밝혀야 보석과 관련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재산 규모를 계속 숨길 경우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권 대표는 “한국에 있는 아파트는 300만달러(약 40억원) 정도 된다”며 “아내와 공동명의”라고 말했다. 이어 “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회사라서 얼마만큼의 가치(value)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의 변호인이 판사에게 취재진을 2∼3분 동안 퇴정시킨다면 재산 규모를 설명하겠다고 요청했으나 판사는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권 대표는 이날 법정에서 영어로 진술했고 통역사가 몬테네그로어로 진행된 재판을 권 대표에게 영어로 설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하리스 샤보티치 검사는 권 대표 등의 재력에 비해 보석금 규모가 너무 작고 보석을 허용할 경우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보석에 강하게 반대했다.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아직 보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대부분 사흘 이내에 결정이 내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 대표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경찰의 수배를 피해 세르비아에 머물던 권 대표는 지난 3월23일 세르비아 인접국인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위조여권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권 대표는 이날 재판에서 “코스타리카에서 적법하게 취득한 여권을 사용했다”면서 위조 여권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6월16일 정오에 열린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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