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넉 달째 '경기둔화' 진단…"'상저하고' 전망 여전히 유효"(종합)
"반도체 생산 35.1%↑…하반기 재고율 감소할 것"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나 제조업 중심의 부진으로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가 하반기 회복하는 '상저하고'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펴낸 '5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4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라고 표현했던 것과 동일한 진단이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 금융 불안,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확고한 물가·민생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하에 경협기반 강화 등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 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3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광공업 생산이 5.1%, 서비스업 생산이 0.2%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광공업 생산은 굉장히 높은 증가 폭인데 상당 부분이 반도체 증가"라며 "반도체가 이례적으로 전월 대비 35.1% 증가하면서 광공업 생산 증가 폭(5.1%)의 90% 이상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지난달과 달리 정부의 대책으로 경협 기반 강화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선 "미국, 아랍에미리트, 일본 등 수출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외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국경 간 인적 교류들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각 국가 간 관계 정상화를 통해 전반적인 수출 및 투자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소매판매는 내구재(0.4%), 비내구재(0.7%) 판매가 늘면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반면 1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1분기 건설투자(GDP 속보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2% 늘었으나, 3월 기준 해당 월의 건설투자를 의미하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공사(-7.6%) 실적 부진 여파로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지난 3월 기준 현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6포인트(p) 오른 반면, 미래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p 떨어졌다.
4월 수출은 반도체, 무선통신, 디스플레이 등 IT제품의 수출 위축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2억1000만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10.4% 감소했다.
기업심리를 나타내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과 같은 72를 기록했다. 5월 전망치는 전월 대비 1p 오른 74였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뜻이며,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지수는 전월보다 3.1p 오른 95.1을 기록했다.
이 과장은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500% 증가했는데 4월의 경우 거의 1000% 이상 증가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4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만4000명 증가해 전월(46만9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축소했다. 동시에 실업률은 2.8%로 0.2%p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상승 폭이 줄면서 상승세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월(4.2%)과 비교해 상승 폭이 0.5%p 줄었다.
그러나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각각 4.0%, 4.6% 상승률을 기록해 여전히 4%대를 나타냈다.
금융시장은 IT 업황 개선 기대 등으로 코스피(KOSPI)가 상승한 가운데 통화긴축 장기화 경계감 등으로 국고채 금리와 환율도 올랐다.
3월 주택시장의 경우 매매 및 전세 가격 하락 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 매매 가격은 전월(1.15%)보다 0.37%p 줄어든 0.78% 하락 폭을 기록했고, 전셋값은 0.67%p 줄어든 1.13% 하락을 보였다.
이 과장은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상저하고에 대해서는 기관 간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인식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 기업의 재고도 2~3분기 갈수록 낮아질 것이고 업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상저하고의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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