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유해진·진선규가 하면 여행이 흥미진진해지는 걸까('텐트밖은유럽')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5. 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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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밖은 유럽 노르웨이’, 촌스러운 맛이 있는 유해진 팀의 매력

[엔터미디어=정덕현] "노루가 많다니까? 그래서 노루를 위한 길이 있잖아. 노루 WAY."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노르웨이(이하 텐트 밖은 유럽)>편에서 노르웨이로 떠나기 전 사전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유해진의 아재개그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또 시작됐네 싶지만 차츰 적응하기 시작하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기 시작한다. 노르웨이를 갖고 노루웨이라고 말장난 개그를 치는 유해진의 모습과 거기에 점점 적응해 동화된 이 팀(?)의 모습은 이 여행이 가진 매력을 고스란히 끌어낸다. 그건 어딘가 촌스러운 맛이지만, 그래서 더 설레고 기대되는 여행의 맛이다.

실제로 이들은 해외여행이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시즌에서는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렌터카 회사에서 차를 빌릴 때도 버벅 대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준비를 해온 것인지 막내 윤균상이 나서서 짧게 하는 영어에 형들은 잘 한다고 응원을 해준다. 하지만 직원이 조금 길게 영어로 설명에 들어가자 모두가 귀를 쫑긋 세우지만 뭔 말인지를 모른다. 그때 진선규가 해맑은 얼굴로 말한다. "그냥 오케이 하자." 유럽 여행 자체가 낯설고 영어도 미숙해 당혹스러운 상황들이 생겨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특히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이들의 매력이다.

노르웨이에 도착해 렌트한 차를 타고 나서며 보이는 하얀 설경에 반색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한다. 첫날 밤 추운 야외에서 캠핑할 때 꼭 필요한 등유와 장작 같은 걸 구입해야 하지만 마침 도착한 날이 주말이라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은 것. 물어 물어 주유소에 붙어 있는 상점을 찾아 그날 밤 난로에 쓸 등유를 간절하게 찾지만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또 첫 날 해 지기 전에 캠핑지까지 차를 몰고 가야 하는 시간도 넉넉지가 않다.

그러니 마음의 여유가 없을 법 하지만, 오슬로를 지나다 우연히 보게 된 바닷물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이색적인 광경에 맏형 유해진은 잠시 차를 세우고 산책이라도 하다 가자고 제안한다. 낯선 곳에서의 적응이 어렵고, 그래서 여유도 없지만 그들이 지금 여행을 하고 있으며 그러니 이런 순간 잠깐 시간을 내 오슬로 거리를 걷는 일이 큰 추억이 될 거라는 걸 유해진은 알고 있다. 구하지 못한 등유와 장작이 계속 불안감을 남기지만, 그건 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낙관적인 마음이 느껴진다.

그렇게 산책을 하는 그들은 바닷물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사실 사우나와 찬 바닷물을 오가는 노르웨이의 오랜 전통인 '아이스 배싱(ice bathing)'이라는 걸 알게 된다. 거기 연배가 있으신 어르신에게 다가가 "춥지 않냐"고 묻고 물에 들어가는 걸 보며 엄지 척을 해준다. 그리고 영상은 며칠 후 이들이 그 아이스 배싱을 할 거라는 걸 예고한다.

배가 고파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산 햄버거를 굳이 매장이 아니라 바깥 벤치에 앉아 먹는 그런 모습은 낯선 데다 외국인들에게 낯가림도 있는 이들의 면면을 보여주면서, 어딘가 '빈티' 나는 광경을 연출한다. 굳이 추운 데서 허겁지겁 햄버거를 먹는 모습이라니. 하지만 그 상황에서 진선규는 "역시 우리 자리가 뷰가 좋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 말에 다른 이들이 웃음을 짓는다.

<텐트 밖은 유럽>은 유럽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이 주는 이미지와 텐트라는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여행이 만나 기묘한 균형을 만드는 여행 예능이다. 워낙 연예인들의 여행 예능이 많아져 차별성을 찾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적어도 유해진과 진선규가 함께 떠나는 이 유럽여행은 어딘가 색다른 정감을 준다. 그건 능숙하지 않고 미숙한데서 오는 정감이고, 세련되지 않고 촌스러운 느낌이 주는 친근함이다.

물론 그잖아도 여행이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이번 여행은 북유럽 특유의 추운 날씨가 더 큰 난관을 만들 것이지만, 시청자들은 유해진,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이라 어딘가 편안함을 느낀다. 미숙하고 촌스러워도 인간미 넘치는 데다 특유의 아재개그에 묻어나는 긍정적인 모습들이 이 여행을 편안하게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오로라를 찾아 나선 이들의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게 되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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