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뜬다' SNS 예고, 한밤중 공원에 몰려든 청소년들

사회관계망(SNS)에 올라온 '맞짱' 예고를 보고 한밤중 공원에 몰려든 청소년 수십 명이 경찰차 경광등 불빛에 혼비백산 흩어지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오늘(12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은 이틀 전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의 선후배 간 말다툼에서 시작됐습니다.

감정이 상한 1년 터울 선배 A군은 후배 B군에게 '내일 밤 무각사 팔각정으로 나오라'고 먼저 대결장을 내밀었습니다.

B군은 선배에게 밀리지 않고 이에 응했습니다.

한술 더 떠 이들의 결투 예고는 SNS에 올라오기까지 했습니다.

A군과 B군 모두 약속 장소에 나오면서 어젯밤 광주 서구 치평동 5·18 기념공원 언덕 꼭대기의 팔각정 최상층에서는 일촉즉발의 대치가 벌어졌습니다.

SNS를 보고 몰려든 구경꾼도 팔각정 주변을 에워싸면서 한밤중 도심 공원은 불길한 긴장감에 휩싸였습니다.

밤 산책에 나선 시민들은 불안감을 느꼈고, 누군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붉은색과 파란색의 경찰 순찰차 경광등이 불빛을 내며 다가오자 구경꾼 무리는 놀라서 공원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그사이 기싸움을 벌이던 A군과 B군은 옥신각신 말다툼 끝에 폭행 가해자와 피해자 처지가 됐습니다.

구경꾼이 너무 많으니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하자는 제안을 거부하자, A군이 B군의 따귀를 한 차례 때렸습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A군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 A군의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