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울린 '총격 참변' 한인가족 사연…"장남은 회복 중"
숨진 아버지 지인들 "태권도 잘했던 배울 점 많은 친구" 애도
한국 여행 중인 친구 "아플 때 그가 사준 순두부찌개 먹고 나았는데"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 외곽 쇼핑몰 총격 참사로 희생된 한인교포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인 조모 군(6세)이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숨진 부모의 사연이 속속 소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ABC·CBS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총격 사건으로 숨진 한인교포 조모(37)·강모(35) 씨 부부의 유족은 전날 성명을 보내 조군이 "잘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은 "사랑하는 가족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돼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이제 우리는 그가 사랑하는 친척들과 함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게 하는 데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숨진 가족을 애도하고 기릴 수 있도록 사생활을 보호해줄 것도 요청했다.
조씨와 강씨 부부의 큰아들인 조 군은 당시 총격으로 어깨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다.
변호사였던 아버지 조 씨와 치과의사였던 어머니 강 씨는 현장에서 숨졌고 남동생(3)도 목숨을 잃었다.
조 군은 자기 가족을 포함해 모두 8명의 목숨을 앗아간 당시 총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으나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빠진 상태로 전해졌다.
미 후원 사이트 '고펀드미'에 이들 가족을 위해 마련된 모금 페이지에는 현재까지 총 187만1290달러(약 24억9천만 원) 후원금이 모였다. 지금은 후원이 종료됐다.
이 모금 페이지 작성자는 "(조 군은) 현재 집에 있으며 잘 지내고 있다"면서 "후원을 이어가고 싶다면 이번 비극을 겪은 다른 가족들에게 기부하는 것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조 군 부모의 이야기도 조명했다.
아버지 조 씨는 2007년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에서 정치학 학위를 받은 뒤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있는 아베마리아 로스쿨에 진학, 2010년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은 그가 훌륭한 태권도 실력을 갖췄으며 주변 사람을 챙기는 따뜻한 인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수업 시간에도 늘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고 한다.
조 씨의 대학 동창 브라이언 아니키는 태권도 연습을 위해 캠퍼스 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그를 처음 만났다면서 그가 당시 태권도 지도를 맡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니키는 조 씨의 첫인상에 대해 "키가 6피트(약 182㎝) 정도로 매우 침착하고 차분해 보였으며 절제심 강한 지도자였다"면서 "나는 '이 친구는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동창 레이 막 혼 킷은 대학 시절 독감에 걸렸을 때 조 씨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챙겨줬다면서 "그는 한국 음식을 먹으면 내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면서 저녁 식사를 위해 나를 데리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가 당시 순두부찌개를 소개해줬고, 그걸 먹은 뒤 다음 날 바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총격 사건 직전까지 한국을 여행하면서 조 씨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서울 중심부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전했던 게 혼 킷과 조모 씨가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혼 킷은 총격이 발생한 다음 날 아침 옛 태권도 팀 동료들을 통해 친구의 죽음을 알게 됐다면서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난 지하철에서 울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로스쿨 재학 시절 아내 강 씨와 결혼했고 고향인 텍사스로 돌아와 두 아들을 뒀다.
아니키는 "그(조 씨)는 아버지가 됐다는 걸 사랑했다"고 말했다.
조씨의 아내 강씨는 2013년 텍사스 보건대학교 샌안토니오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리처드슨에 있는 치과에서 일했다.
강 씨가 일했던 치과는 "그는 가장 친절한 마음을 가진 선량하고 아름다운 영혼이었다"면서 "우리 팀 모두 그를 사랑했고 우리는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뛰어난 치과의사이자 어머니이며 아내이자 딸, 친구이자 신실한 여성이었다"고 애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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