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듯 안잡히네” 美 서비스물가 들썩, 투자심리도 털썩…알파벳·테슬라는 선방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5.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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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주요 주가 지수 혼조세
4월 美생산물가 상승세 부각
팩웨스트은행 주가 23% 급락
알파벳, AI 검색엔진 기대 4%↑
트위터CEO 결정…테슬라 반등
국채 수익률·유가·금 값 하락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월간 변동률이 4월 들어 다시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부각됐습니다. PPI 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표에 반영됩니다. /데이터=미국 노동 통계국
미국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 11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0.17%, 0.66%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0.18% 올라선 반면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63% 하락했습니다.
미국 4월 PPI 월간 상승률을 보면 특히 서비스 부문 상승률이 0.3% 였는데 작년 11월 이후 최대폭 상승입니다. /데이터=미국 노동 통계국
이날 개장 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생산자 물가 동향을 보면 미국 4월 PPI 는 대체로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는데 서비스 부문 상승세가 두드러진 탓에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생산자물가는 1~2달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합니다.

우선 종합 PPI 는 연간 2.3%, 월간 0.2% 올라 다우존스 집계 기준 전문가 예상치(연간 2.4%, 월간 0.3%)에 비해 상승폭이 소폭 적었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는 연간 3.2% , 월간 0.2% 상승했습니다.

다만 종합 PPI 월간 상승률이 예상치는 밑돌았지만 직전 달인 3월(-0.4%)과 달리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4월 PPI 중 서비스 부문 물가는 월간 0.3% 올라 작년 11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습니다.

앞서 이달 3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연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 인하 예상과는 선을 그으면서 물가 상승세가 수그러드는 듯 하다가도 다시 오르는 식으로 불확실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이 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은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올리는 것) 결정을 통해 기준금리를 4.50%로 올렸습니다. 12차례 연속 금리 인상 결정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4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베이비스텝 결정을 했는데, 인플레이션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연방기금금리 예상 /데이터= 시카고상품거래소
전문 투자자들의 예상도 흔들리는 분위기입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집계 기준,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다음 달 FOMC 정례회의(현지시간 6월 13~14일)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11.8% (동결 가능성 88.2%) 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금리 인상 확률이 하루 전날 6.1% (동결 가능성 93.9%) 에 비해 더 높아진 셈입니다.
현지시간 11일 팩웨스트은행 주가
부문별로 보면 지역은행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은행주 부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지역은행 ETF’ (KRE)와 ‘SPDR S&P 은행 ETF’(KBE)는 이날 시세가 각각 2.48%, 1.55% 하락했습니다.

매도세를 부추긴 것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팩웨스트은행(PACW ↓22.70%) 공시입니다. 해당 은행은 이날 공시를 통해 이달 첫째 주 예금이 9.5% 줄었다고 밝혔습니다.팩웨스트은행이 대출 포트폴리오 일부를 매각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자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한 결과인데 뒤를 이어 투자자들도 해당 은행 주식을 내다파는 분위기입니다. 은행은 필요한 경우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여력이 150억달러라고 밝혔지만 매도세를 진정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디즈니 주가
개별 종목을 보면 전날 증시 폐장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DIS↓8.73%)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이른 바 엔데믹 영향으로 테마 마크 사업 매출이 늘어난 반면 온라인스트리밍(OTT) 서비스 사업인 디즈니플러스 구독자가 직전 분기 대비 줄어든(1억6180만 명→1억5780만 명) 영향입니다.
11일 나스닥 빅테크 주가
이밖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바드를 구글 검색 엔진에 적용하겠다고 전날 밝힌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L↑4.31%) 주가가 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습니다. 미국 시가총액 3위인 알파벳은 이미 전날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검색 엔진 출시를 발표한 영향으로 주가가 4% 가량 오른 바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2 거래일 만에 주가가 8% 가량 오른 셈입니다.
11일 머스크 트위터
미국 전기차 테슬라(TSLA 2.78%)는 이날 약한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장 마감이 임박한 오후 3시 45분께 주가가 빠르게 반등해 시장 눈길을 끌었습니다. 해당 시각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새 CEO 직에 여성을 임명했으며 6주 안에 그가 취임할 것”이라고 밝힌 때입니다. 신임 트위터 CEO 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을 계기로 테슬라 주가 변동성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테슬라 매수세로 이어졌다고 풀이하기도 합니다. 머스크 CEO 는 작년 10월 트위터를 440억달러 들여 사들이면서 이를 전후해 트위터 인수를 위해 테슬라 자사주를 수시로 매각했고 인수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테슬라 주가가 들썩였습니다. 테슬라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머스크 CEO는 자신의 퇴진 여부를 트위터 투표에 부쳤다가 다수가 ‘머스크의 트위터 경영 사퇴’를 요구하자 트위터 CEO 직을 내려놓기로 한 바 있습니다.

만기 20년 이상 장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TLT 의 11일 시세
한편 이날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하락했습니다.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0.04%p) 떨어진 5.20% 를 기록했고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떨어진 3.89%,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 하락한 3.39% 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거래 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00분 기준 0.59% 오른 102.08 을 기록했습니다.

상품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와 금 시세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은 전날보다 2.33% 하락해 1배럴 당 70.87 달러, 북해 브렌트유 7월물은 1.87% 떨어진 74.9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금 6월물은 1트로이온스 당 0.81% 떨어진 2020.5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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