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개 집단사망에 징역 3년…“동물학대 엄벌 토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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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 1200여 마리를 굶어 죽여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동물 범죄에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 초반부터 조사를 벌여온 동물권단체 케어는 ㄱ씨가 유기견뿐 아니라 번식장 개들도 데려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ㄱ씨가 반려동물을 대량 번식·판매하는 번식장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종·모견, 판매가 안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개들을 처리해주는 일을 대신해왔을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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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 1200여 마리 굶겨 죽여
동물학대 범죄에 첫 법정 최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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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 1200여 마리를 굶어 죽여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동물 범죄에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물단체들은 그동안 미온적인 처벌에 그쳤던 동물학대 범죄도 엄벌의 토대가 마련됐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양평 개 대량학살 사건 주민대책위(이하 주민대책위)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단독(판사 박종현)은 11일 피고인 ㄱ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ㄱ씨는 2~3년 전부터 경기 양평의 자신의 거주지로 다수의 유기견 등을 데려와 밥을 주지 않아 굶어죽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물을 수집하러 다니면서 유기견 등을 1만원씩 받고 데리고 왔다”고 진술했다. 당시 그의 집 마당과 고무통 안에서는 다수의 개 사체가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추후 수습된 사체는 개 1243마리, 고양이 13마리로 총 1256마리로 추산됐다.
사건 초반부터 조사를 벌여온 동물권단체 케어는 ㄱ씨가 유기견뿐 아니라 번식장 개들도 데려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체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ㄱ씨의 통화기록을 확인해보니 번식장 연락처가 있었고, ㄱ씨도 ‘번식장으로부터 개를 넘겨받았다’고 실토했다”고 전했다. ㄱ씨가 반려동물을 대량 번식·판매하는 번식장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종·모견, 판매가 안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개들을 처리해주는 일을 대신해왔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 번식업자들에 대한 수사는 현재 양평경찰서에서 진행 중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판결에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주민대책위는 “동물보호법 위반에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것은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한다. 향후 동물학대범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동물학대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의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그동안 재판부는 경악스러운 동물범죄에도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왔다. 이런 실정에서 3년 징역형 선고는 일보의 진전이라 평가한다. 이후에도 엄정한 처벌을 일관성있게 판결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단체들은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번식업과 반려동물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폭로하고 있다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케어 김영환 대표는 “국내 허가된 번식장이 2000여개가 넘는다. 태어나 거래되는 동물들의 기록은 업체의 영업실적 등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번식장에서 죽어가는 동물에 대한 기록은 그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생산성이 다한 동물의 처리에 대해서도 관리할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또한 반려동물 산업은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펫숍(경매장)의 동물 매매 금지 △대규모 번식장 철폐 △반려동물 인터넷 거래 및 매매 금지 등의 내용은 담은 ‘한국 루시법 제정’을 촉구했다. 영국은 2018년부터 루시법(Lucy’s Law)을 통해 6개월 미만의 강아지 고양이 펫숍 판매, 제3자 동물 거래 등을 금지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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