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도 수베로도 씁쓸한 최후…KBO 외인감독 환상 끝, 만병통치약 아니다

2023. 5. 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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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에 외국인감독의 환상이 사라졌다.

한화가 11일 대전 삼성전 승리 직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했다. 내부적으로 이달 초부터 논의해왔고, 이날 오후 모기업의 재가가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삼성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해냈고, 최근 10경기서 5승5패로 나쁘지 않은 시점에서 사령탑 교체가 일어났다. 그러나 이미 수베로 체제에 대한 회의감이 큰 상태였다.

KBO리그는 2008년 롯데 자이언츠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선임하면서 외국인 감독 역사가 시작됐다. 3년간 ‘노 피어’를 이식한 뒤 떠났다. ‘비밀번호’ 시절을 끝내고 3년 내내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이후 SK가 2017년과 2018년에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로 2년을 보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결별했다.

로이스터와 힐만은 당시 롯데와 SK의 덕아웃부터 확 바꿔놨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기준이 있었고, 편견 없이 선수들을 기용했다. 로이스터의 경우 단기전서 승부사 기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두 감독은 전체적으로 플러스가 마이너스보다 컸다.

그러나 KIA가 2020년에 선임한 맷 윌리엄스 감독부터 기류가 바뀌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3년 계약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지만, 두 시즌을 마친 뒤 짐을 쌌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첫 번째 케이스였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 통합우승한 뒤 자연스러운 리툴링이 필요한 시점.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의 선수기용은 다소 경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전 훈련량이 부족한데다 준비의 디테일도 돋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리고 한화가 마이너리그에서 리빌딩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수베로 감독을 2021년에 데려와 3년 계약을 안겼다. 수베로 감독은 결과적으로 윌리엄스 전 감독에 이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두 번째 사례다.


지난 2년간 극단적인 리빌딩을 통해 뭔가 뼈대를 잡고 가야 하는데 3년째에도 선수기용의 실험성이 강하다는 인생을 풍겼다. FA 대거 영입으로 성적을 내주길 기대했으나 4월 경기력은 지난 2년과 다르지 않았다. 승부처에 나오는 벤치워크도 돋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KBO리그에 외국인감독이 있다. 2021시즌 초반 2군 감독에서 1군 감독으로 이동, 3년 계약을 맺은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다. 서튼 감독은 올해 예상을 뒤엎고 롯데의 상위권 질주를 이끌고 있다. 역시 올 시즌 성적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 시점에선 서튼 감독의 몇 가지 승부수가 통하지만, 결국 시즌 전체를 긴 호흡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외국인 감독이 오면 당장 팀의 분위기가 바뀌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리빌딩이든 성적이든 결국 중요한 건 그 감독의 리더십과 능력이다. 윌리엄스와 수베로는 이 부분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계약해지가 일어났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3루수, 마이너리그 리빌딩 전문 모두 과거의 이력일 뿐이다. 두 감독의 사례를 통해, 구단들이 무턱대고 외국인감독을 신봉하는 분위기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감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KIA와 한화가 외국인감독과 보낸 2년이 완전히 의미 없었던 건 아니지만, 국내 감독 체제로 회귀했다는 것도 눈에 띈다. KIA는 2022년 김종국 감독 부임과 함께 4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고, 올 시즌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한화도 최원호 감독 체제에서 뭔가 성과를 내기 위해 움직이려고 한다. 시즌이 1개월 막 지난 시점에서 수베로 감독과 인연을 정리한 건 올 시즌에 최 감독 체제에서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맷 윌리엄스 전 감독(위),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대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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