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팎에서 다 되네”... 건설, 스마트하게 진화하다

이미호 기자 2023. 5. 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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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입지 선점 위해 각축
”건설 현장, 기술 개발로 보다 안전하게”

건설분야에 스마트 기술이 접목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머무르는 공간’이던 집은 이제 업무,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복합 공간으로 거듭났다. 집 내부에 스마트홈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졌고 개인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까지 구현하게 됐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집 내부 뿐만 아니라 집 밖 주차장과 건물 외부 인프라와도 연결되면서 스마트홈의 지평이 한층 더 넓어졌다.

현대건설 엑티브하우스 시스템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내 스마트홈 기술은 실생활과 관련된 모든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했다. 기존의 홈네트워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초미세먼지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등 쾌적한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생체리듬에 맞춰 빛의 조도가 달라지는 등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부여하고 있다. 접촉 없는(Untact) 커뮤니티 시설 예약은 물론 단지 외부에서 택배 확인, 주차공간 안내, 전기차 충전 등을 손 쉽게 할 수 있다. 입주민과 건물 하드웨어, 스마트 기술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주거 공간 및 문화가 탄생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람과 건물, 건물과 건물, 건물과 인프라 간 연결로 스마트홈의 영역이 보다 확장됐다”면서 “향후 다른 단지나 동네 커뮤니티까지 연결될 경우, 보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조명과 냉·난방, 가스 밸브, 환기 등을 점검·제어하고 엘레베이터 호출, 무인택배 도착알림 조회, 주차위치 확인, 에너지 사용량 조회 등을 할 수 있는. 특히 홈투카·카투홈(Home to car·Car to home) 플랫폼을 통해 모빌리티 분야까지 스마트홈 분야를 확장했다. 차량에서 아파트 내 빌트인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차장 빈자리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기, 장애인 주차장, 무인택배, 동출입구 등 정보를 제공한다.

GS건설은 기존 홈네트워크에서 더 나아가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축적해 입주민의 생활 패턴에 맞는 환경을 제공하는 ‘자이 AI플랫폼’을 구축했다. 최근 들어선 자이 아파트에 적용되는 클린에어시스템은 집안에서 발생하는 냄새와 먼지, 이산화탄소를 분석해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빼주고 초미세먼지는 4중 필터를 통해 차단한다. ‘무선 패드형 충전기’ 기술도 개발중이다. 전기차를 충전하려면 완속·급속 충전기를 이용해야 하지만, 이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 하부 패드를 이용해 무선으로 충전이 가능해진다.

DL이앤씨는 AI 주차유도 관제시스템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입주민 차량이 진입하면 AI시스템이 사전에 저장된 차량 정보를 분석해 가장 가까운 주차공간을 스마트폰이나 전광판을 통해 안내한다. 주차가 완료되면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또 거실과 세대 내 벽면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이 감지되면 월패드와 모바일 기기로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주는 ‘층간소음 알리미’ 기술도 개발했다.

건설 산업용 드론관제시스템(DW-CDS) 화면 모습.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으로 관제센터에서 종합관제와 드론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또 4G·5G 통신망을 이용해 영상관제플랫폼으로 최대 256개 현장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다./대우건설 제공

아울러 스마트 기술은 건설공사 현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전통적인 토목·건축 기술에 로봇과 드론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이 만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안전성이 향상됐다. 인력과 경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건설산업의 태생적 한계가 스마트 기술을 만나면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이 개발한 다양한 기술을 현장에 도입해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중대재해 제로(Zero)’를 달성했다. 스마트 세이프티 볼(Smart Safety Ball)로 불리는 공 모양의 휴대용 실시간 복합 가스 감지기가 현장에서 실시간 가스 농도를 확인해 사고를 예방한다. 또 현장 관리자들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스마트 상황판’을 통해 카메라, 드론, 폐쇄회로(CC)TV, 개소별 센서로부터 취합된 모든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고 비상상황시 안전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대우건설도 건설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인력, 장비 등 현황과 공사현장을 원격 모니터링하기 위한 스마트 공사관리 시스템(DSC)과 공사현장 디지털 종합상황판(OSM) 서비스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3D 모델을 활용한 관제기술과 공사이슈, 위치 정보 등 현장 데이터 수집을 통해 안전관리와 공정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한화 건설부문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공사현장에 3D 스캐너를 탑재한 로봇개와 증강현실(AR) 기술 등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해 온 관계자는 “스마트 기술은 현장 인력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공사시 간섭과 시공성 검토가 보다 면밀히 이뤄져야 하는 고난도 공사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면서 “향후 로봇을 포함한 스마트 기술 개발 영역은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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