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입국 즉시추방' 42호 폐지…美정부 "개방 아냐"

기사내용 요약
42호 정책, 11일 자정부터 폐지
백악관 "불법 입국 땐 즉시 추방"
추방 후에는 최소 5년 입국 불가

[워싱턴=AP/뉴시스]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경 수비 관련 정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3.05.12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미국이 불법 입국 이민자들을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이른바 '42호 정책'이 11일(현지시간) 자정 만료되면서, 미국 남부 접경지대에 이민자들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42호 정책 폐지 이후 기존처럼 '8호 정책'을 시행할 예정인데, 이는 국경을 개방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은 이민자들은 추방하는 등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밤 11시59분이면 펜데믹 시대의 42호 정책이 끝난다"며 "자정부터 남부 국경에 도착한 사람들은 8호 정책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경이 개방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며 "법을 어기거나 법적 근거 없이 국경을 통과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즉시 추방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자정 직후 남쪽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이 있으면 망명 부적격자로 간주되고, 불법입국과 관련해 최소 5년간의 재입국 금지와 잠재적 형사 기소 등 엄정한 결과가 주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과거에는 불법 입국으로 추방되더라도 다시 입국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재입국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일부 규제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남쪽 국경으로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은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불법입국)브로커들은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이익만 생각한다"며 "삶과 재산을 미국행에 걸지 말라"고 당부했다.

[시우다드화레스=AP/뉴시스]11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시우다드화레스에서 미국 텍사스 엘파소로 넘어가길 희망하는 이민자들이 군인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3.05.12

다만 미국 정부는 쿠바, 아이티, 베네수엘라, 나콰과라 출신자들의 경우 한달에 최대 3만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미국내 재정적 후원자가 필요하다.

이 외에 미국 망명 신청자들은 국경을 넘기 전에 반드시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을 하도록 했다. 앱을 통한 신청은 하루에 1000명으로 제한 된다.

미국 정부는 불법 입국 시도에 대비해 2만4000명의 국경순찰대 요원들과 1500명의 군 병력, 1100여명의 국경순찰 코디네이터들을 투입한 상태다.

한편 미 하원은 이날 공화당 주도로 42호 정책을 대체할 새로운 이민 규제법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국경 장벽 건설을 재개하고, 불법이민자를 강경 단속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민주당이 우세한 상원 통과가 어렵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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