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설리번·中왕이, 빈에서 비공개 회동...“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
‘정찰 풍선’ 사태 이후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미 백악관은 11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중·미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관계 악화를 멈추고 안정시키기 위해 솔직하고 심층적으로 실질적·건설적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 2월 정찰 풍선 사태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무기한 연기된 이후 3개월 만에 성사됐다. 미중 간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 양국 갈등 해소를 위한 고위급 대화 채널이 재가동된 셈이다. 설리번은 왕이의 전임자인 양제츠와 작년 3월과 6월 각각 로마,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했고, 지난 2021년 10월에는 두 사람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이 때문에 설리번·왕이 라인이 향후 미중 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역할을 하면서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나 화상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이 미중 양국 관계의 핵심 쟁점, 세계와 지역의 안보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회동은 개방적인 소통 라인을 유지하고 (양국)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신화통신 또한 “양측은 전략적 의사소통 채널을 계속해서 잘 활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두 사람은 이틀 동안 8시간에 걸쳐 대화했다”면서 “설리번 보좌관은 미중이 경쟁 관계에 있지만 이것이 갈등이나 충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회담은 양측이 대화 필요성을 인정해 매우 빨리 성사됐다”면서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으며, 대만 해협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왕 위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급속도로 악화하는 미·중 관계는 최근 긴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강 외교부장(장관)은 지난 8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와 만나 “양국 관계의 안정과 사고 방지는 가장 근본적인 합의”라며 양국 대화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존 케리 백악관 기후특사는 최근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와 대화한 뒤 “중국의 초청을 받았고 조만간 방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AP통신은 “정찰 풍선 사태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됐지만, 양측이 외교 소통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한편, 2년 여간 대립 관계였던 중국과 호주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월 호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돈 파렐 호주 통상장관은 11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파렐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회담을 갖고 양국간 무역 장벽 해제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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